국회로 간 ‘증도가자’ 논란…정치인들은 왜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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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의 모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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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 문화재인가? 아닌가?’ 토론회 모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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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 문화재인가? 아닌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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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 2017.4.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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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진품으로 제시한 금속활자 ‘증도가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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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4월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열린 ‘고려금속활자 보물지정 여부 검토 결과’ 기자회견에서 황권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이 고려금속활자(증도가자)의 보물지정 부결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28일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 등 주최 학술 토론회 진행

노웅래 의원 "문화재청 부결 결론 정치적 판단 아닌가 의심"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증도가자’에 대한 검증이 현 수준에서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분석 결과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논란을 피하지 말고 당당히 부딪쳐 보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고려시대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 101점, 이른바 ‘증도가자’를 놓고 28일 국회에서 열린 학술 토론회에서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이 토론회를 주최한 취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7년 넘게 진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증도가자 논란이 국회로 넘어왔다. 긴 논란을 종식시키자며 여야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인 1232년 이전 개성에서 간행된 고려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제758호,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로 인정받고 있는 ‘직지심체요절’보다 약 130년 이상 앞섰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 부결된 이후에도 진위 여부를 두고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 문화재인가, 아닌가?’를 주제로 열린 학술토론회는 유성엽 교문위원장을 비롯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 앞서 유성엽 위원장은 "우리 문화계는 최근 몇년간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계속해 왔다. 대표적으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 논란과 증도가자 진위 논란"이라며 "미인도의 경우, 프랑스 감정단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검증 과정을 거쳤지만, 국가 권력에 의해 정반대로 귀결됐고, 국민 정서는 검찰의 진품 결정을 자연스럽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증도가자의 경우, 직지보다 130여 년 앞선 금속활자가 세상에 나타나 한 편으로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증도가자에 대한 검증이 현 수준에서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분석 결과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에 입각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증도가자에 대해) 결론을 낸다는 마음을 갖고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노웅래 의원은 "증도가자에 대한 문화재청의 (보물 지정 부결) 결론을 객관적으로 볼 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노 의원은 "증도가자 논란이 7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며 "학계를 비롯한 모든 전문가들이 결론을 빨리 내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화재청의 결론에 대해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고려시대에 제작된 금속활자인 것 같지만 가치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청의 결론은 학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평가한 게 아니고 마치 ‘엉터리 정치’를 하듯 정치적 혹은 정무적으로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애매모호한 판단"이라며 "토론회를 통해 어정쩡한 판단이 아닌, 제3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철규 의원 역시 "증도가자의 진위 여부를 다시 살펴보는 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여야 의원들이 함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증도가자가 문화재로 인정받으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유물이 되는 것"이라며 "역사적 유물을 발견하게 됨과 동시에 세계 금속활자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학술토론회가 고려 금속활자의 진위 여부에 대한 의문을 말끔히 해소하고 학술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함께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의장은 "증도가자를 둘러싼 논쟁이 소모적 논란이 아닌 우리 문화계의 역량을 높이는 의미있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정균 한국전통문화예술원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성수 청주대학교 교수, 남권희 경북대 교수, 유부현 대진대 교수, 조형진 강남대 교수, 이오희 사단법인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명예회장, 권혁남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 황권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 정제규 문화재청 상근문화재전문위원, 강태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원,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실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문화재청의 증도가자 조사결과와 문화재 지정 부결과 관련해, 김규호 공주대 교수, 이민호 경북대 교수, 홍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이완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한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4월 증도가자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조사를 마치고 분석한 결과와 공개검증 등을 토대로 "증도가자로 지정 신청된 활자에 대한 서체비교, 주조 및 조판 등 과학적 분석과 출처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증도가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부결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고려금속활자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재심 여부에 대해 "지금까지 확인된 증거나 자료 이외에 고려금속활자를 증빙할 수 있는 추가 자료가 확보될 경우에는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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