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빠진 마차도 딜레마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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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1749525345.jpg롯데는 2000년대 들어 두 차례 암흑기를 경험했다. 2001년부터 4년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역시 바닥을 헤맸다. 2019년엔 승률 0.340으로 10위에 그쳤다.

그해 롯데는 최악이었다. 팀 타율 10위(0.250), 팀 평균자책점 10위(4.83), 팀 최다실책 10위(114개). 어느 부문 하나 정상이 없었다. 사장, 단장, 감독이 모두 갈렸다. 성민규 신임 단장은 외국인 타자로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의외였다. 외국인 타자에게 바라는 것은 큰 것 한 방이다. 마차도는 유격수다. 당시 롯데의 바람은 “타격은 리그 평균, 수비만 잘 해주면 된다”였다. 수비는 잘했다. 타격은 평균 이상이었다.

마차도는 타율 0.279, 홈런 12개를 때려냈다. 2020년 롯데는 7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바닥권이었다. 2021년엔 8위로 한계단 하락했다. 팀 타율은 1위였다. 팀 홈런은 6위. 그러나 평균자책점 10위(5.37)로 마운드가 흔들렸다.

댄 스트레일리(10승 12패, 4.07), 앤더슨 프랑코(9승 8패, 5.40) 두 외국인 투수와는 재계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외국인 선수 한 자리 딕슨 마차도(29)는 붙잡아야 한다.

마차도가 떠나면 내야는 다시 불안해진다. 펀치력을 지닌 외국인 타자의 경우 ‘모 아니면 도’다. 삼성의 피렐라(0.286, 29홈런)처럼 대박도 있지만 LG 라모스(0.243, 8홈런) 같은 쪽박도 있다.

바꿨다가 잘하면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 되지만 못하면 바가지 욕을 감당해야 한다. 지난겨울 신본기를 KT로 내보내 마땅한 대체 유격수도 없다. 배성근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고 새로 뽑은 윤동희, 한태양 등은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결국 대안이 없다. 마차도를 안고 갈 수밖에.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삼성 이학주(31)다. 충암고 시절 천재 유격수로 불렸고 시카고 컵스로부터 그 가치를 115만달러(약 13억5000만 원)나 인정받았다.

이학주는 삼성과 여러모로 맞지 않았다. 그의 자유분방함은 눈 밖에 났다. 출장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성적도 시나브로 나빠졌다. 급기야 삼성은 가을 야구를 치르며 그를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그렇다고 임의탈퇴로 풀어줄 리는 없다.

오래 전 얘기지만 이학주는 한대화를 연상시킨다. 당시 OB(두산)에선 한대화를 골칫거리로 여겼다. 성적도 기대 이하이고, 훈련 태도도 못마땅했다. 해태로 옮긴 한대화는 최고의 3루수로 거듭났다.

그와 이학주를 직접 비교할 순 없다. 다만 이학주를 영입하면 마차도를 내보낼 공간이 생겨난다. 잘만하면 일석이조를 노릴 수도 있다. 대신 외국인 거포를 데려와 에이징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가 예상되는 이대호(39)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학주와 외국인 타자의 동반 부진이다. 혹 떼려다 혹 하나를 더 붙이는 꼴이 된다. 그렇더라도 매력적인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이학주의 교환 비용이 바닥이어서 더 그렇다.

바둑에선 불리할 땐 승부수를 띠운다. 암흑기의 롯데로선 앉아서 당하기보단 뭔가 해보는 편이 낫다. 가만있으면 내년도 바닥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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