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세계 최강 위협받는 ‘K여자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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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20746171038.jpg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 선수들은 총 7승을 합작했다. 지난해와 같은 승수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최근 5년간 최악의 성적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8개 대회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올해는 30개 대회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7승을 합작한 선수는 3명이다. 그중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5승 고지를 밟은 고진영(26·솔레어)을 제외하면 나란히 1승씩을 거둔 김효주(26·롯데)와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거둔 2승이 전부다. 세계 최강인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이 위협받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2015년부터 이어져온 시즌 최다승 지위를 미국에 내준 것으로 충분히 가늠되고 남는다. 더 심각한 것은 2010년 이후 이어져온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사실이다. 반면 미국 선수들은 시즌 4승을 거둔 넬리 코다를 위시로 시즌 8승을 합작해 자존심을 지켰다.

동남아 국가들의 강세도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됐다. 특히 태국 선수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태국 선수들은 ‘신예’ 패티 타와타나킷(22)이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피레이션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시즌 4승을 합작했다.

그중 타와타나킷은 5년 연속 한국선수들 차지였던 신인상과 메이저대회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안니카 어워드를 수상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고진영에 밀려 1타차 2위에 그친 나사 하타오카(일본)도 시즌 2승을 거둬 한국 선수들을 위협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서 활동하다 초청 선수로 US여자오픈에 출전, 정상을 차지한 유카 사소(필리핀)도 가공할만한 장타를 앞세워 ‘코리안 군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렇듯 호시탐탐 한국 여자골프를 위협하는 외부의 적들은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코리안 군단’의 부진은 내부적 요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화수분처럼 유입됐던 기대주들의 수급이 사실상 끊긴 것이다. 인기 상종가인 KLPGA투어에 안주하려는 선수들이 늘면서 국내 선수들 사이에서 미국 진출은 최선책이 아닌 차선책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최고 선수는 LPGA투어를 진출하는 게 관례였다. 신지애, 최나연, 유소연, 김효주, 전인지, 고진영, 박성현, 이정은이 그랬다. 하지만 작년에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응시한 선수는 없었다. 지난해 ‘루키’ 김아림(26·SBI저축은행)은 US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미국 무대를 밟았다.

다행히도 올해는 최혜진(22·롯데)과 안나린(25·문영그룹)이 퀄리파잉 시리즈에 도전할 예정이다. 특히 최혜진은 올해 부진했지만 작년까지 투어를 호령했던 강자여서 기대된다. ‘젊은피’ 수혈없이 한국 여자골프는 더 이상 세계 최강이 될 수 없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KLPGA투어가 다시금 스타 배출의 화수분 역할을 해야 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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