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1★이슈] “전 부치는 男”… ‘싱글’·’살림남’ 남자들의 명절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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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싱글와이프’ 방송 화면 캡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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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2’ 방송 화면 캡처 © News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명절 풍경을 떠올려보자. 흔히 떠오르는 건 음식 장만에 열 올리는 ‘여자’들과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남자’들이다. 이 비정상적인 그림은 사실 전형적인 명절의 모습이기도 하다. TV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은 다르다. 최근 몇몇 명절 특집 프로그램에는 ‘전 부치는 남자들’이 등장하며 이전과는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4일 오후 방송된 SBS ‘싱글와이프’에서는 남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제작진은 "추석 명절이 되면 아내들이 음식을 만드느라 고생하지 않나. 남편들이 이를 체험하고 아내들의 고생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이라 말했다. 남편들에게 ‘명절 음식 만들기’ 미션이 주어진 것.

박명수, 남희석, 서현철, 김경록, 김창렬 등 다섯 명의 남자들은 요리연구가 이혜정의 도움을 받아 해물 잡채, 닭강정, 전 만들기에 나섰다. 이들은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으로 향했다. 초반에는 주전부리에 더 관심을 보이며 철 없이 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물건을 고르는 노하우를 배우며 장보기에 집중했다.

음식 재료를 모두 갖춘 후 다섯 남자는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남편들은 의기양양하게 나섰지만 요리는 쉽지 않았다. 서현철은 북어를 손질하다가 손이 까졌고 김경록은 칼질을 초보자 수준으로 해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했다. 박명수는 전을 태우기까지 했다. 한창 재료를 손질하던 남희석은 "(재료 손질할 때) 앉아서 수다 떠는 것처럼 보였는데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진짜 힘들다"라 했고, 이혜정은 "그런데 실컷 준비하면 ‘네가 뭘 했다고 힘드냐’는 속 없는 소리를 하지 않나.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남희석은 이 말에 공감했다.

음식을 다 만든 후 모두가 한 자리에 둘러앉았다. 남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보고 뿌듯해했으나 "음식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힘든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이혜정은 "주부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말로 할 수 없다"며 주부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이에 남자들은 그동안 명절마다 힘들었던 아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

같은 날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2’에서는 민우혁 집 제사 음식 준비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이날 제사에는 온 가족이 참여했다. 민우혁의 할머니와 어머니, 아내는 물론 아버지, 작은아버지도 음식을 만드는데 적극적이었다. 민우혁 역시 전을 정성스레 부쳤다. 비록 민우혁이 자신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투덜거렸지만 그의 아버지는 ‘네 몫만 남았다’며 되려 민우혁을 타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양락과 팽현숙 역시 다 같이 제사 준비를 하는 민우혁 가족의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다.

물론 이 남자들이 ‘100점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다. ‘싱글와이프’ 속 남자들은 난생처음 전을 부치는가 하면, 그간 명절에 요리를 하기는 커녕 ‘참견만 했다’는 솔직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소소하게나마 음식 장만을 체험하며 아내의 고충을 이해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살림을 ‘도와준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살림남’ 민우혁도 마찬가지다. 그는 "명절에 차례 지내거나 제사 하는 것이 우리 집안 행산데 당연히 다 같이 해야 한다"며 본인의 배려심이 깊은 듯 말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이는 민우혁 집안의 행사지 아내 이세미와 상관있는 일이 아니다. 제사 참여는 이세미가 남편 민우혁을 배려하는 것이다. 민우혁의 발언에는 ‘며느리는 당연히 제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구시대적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럼에도 이번 ‘싱글와이프’와 ‘살림남’의 명절 특집 반갑다. 서서히 변화하는 사회상을 예능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덕.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는 속담을 떠올리면 오히려 급진적인 변화보다 조금씩 달라지는 남자들을 보여주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전 부치는 남자들이 TV에 등장한 것은 완벽하진 않지만 긍정적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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