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연애 빠진 로맨스’의 명예훼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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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은 요즘 20대, 30대의 연애관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발랄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고 감각적인 대사 등으로 그 뻔함을 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잡지사에 근무하는 우리(손석구 분)는 19금 칼럼을 쓰기 위해 데이트 어플을 통해서 자영(전종서 분)을 만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영과 만나는 경험을 토대로 19금 칼럼을 씁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행위가 자영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면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중하게 처벌됩니다.

우리나라 형사법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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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있는 상태로서, 불특정이면 다수·소수를 불문하고 다수인이면 특정·불특정을 불문합니다.

즉, 아무도 없는 길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면 전파가능성이 인정됩니다. 그렇지만 피해자 본인만 들을 수 있는 귓속말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을 한 경우나 피해자의 가족들만 모여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경우 등은 전파가능성이 없어 공연성이 부정되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한편, 현대사회에서 자주 문제되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성립합니다. 전파성이 큰 출판물 등에 의하기 때문에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더 중하게 처벌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진실한 사실이나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통하면 전파가능성이 더 커서 피해자의 피해가 더 확대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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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죄에서 명예란 개인의 진정한 가치와 상관없이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해서 타인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사회적 평가를 말합니다.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 법인격 없는 단체(예 – 정당, 노동조합, 종교단체 등) 등도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직접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적시된 내용을 통해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으면 명예훼손죄는 성립합니다.

우리가 19금 칼럼에서 직접 자영을 언급하지 않았거나 그 내용을 통해서 자영임을 알 수 없었으면 자영의 명예를 훼손하는 칼럼이라고 하더라도 자영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녀간의 사랑에 정신적인 것이 먼저인가 육체적인 것이 먼저인가는 시대, 남녀, 개인의 성향 등에 따라 다릅니다. 영화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사랑은 그 무엇이 먼저이든 결국 몸과 마음이 같이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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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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