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위험해”…블랙리스트부터 전쟁 언급까지 ‘말말말'[BIFF 개막 이모저모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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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진 기자 © News1

(부산=뉴스1) 정유진 기자 = 첫날부터 다양한 발언들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을 기점으로 순탄치 않은 길을 달려온 부산국제영화제의 제22회 개막식 날은 안팎의 여러 상황들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한반도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해외 게스트가 있는가 하면, 지난 20여년간 부산국제영화제를 실질적으로 책임져 온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기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몇년째 계속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갈등에 대한 소회,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개막 첫날을 장식했던 주요 인물들의 발언을 정리해봤다.

"일 많이 했구나, 세금 많이 냈구나, 애국했구나."

-원로 배우 신성일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해 유머러스한 소감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 나이로 81세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적합한 나이에 회고전을 하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며 "제가 주연을 506번 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 이번에 8편을 선정해야 해서 프로그래머가 애를 먹었다고 하더라. 내 역사를 정리한 내용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일을 많이 했구나, 세금을 많이 냈구나, 애국했구나’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게 한국 영화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해준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에게 이 상을 바친다."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은 이번 개막식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했다.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전한 그는 수상 소감에서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언급하며 뭉클함을 줬다.

"한국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이 중대한 시기에 모든 이들이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의 올리버 스톤 감독은 심사위원 소개 때 무대에 올라 "오랫동안 한국 영화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위태로운 외교적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평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블랙리스트로 문화, 예술인을 분류한 자체가 비상식적인 행위다."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은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권에서 작성된 블랙리스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표현의 자유는 막으면 안 된다"며 "’유리정원’에 보면 앞에 약간 4대강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과연 과거에 내가 그 정권하에 이 영화를 틀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잠깐 생각했다. 아주 작은 사소한 문제에서도 블랙리스트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나는 운좋게 피해갔다"고 일침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제는 온전히 영화와 관객이 주인이 돼야한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영화제를 대표해 한 말씀 하겠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오늘까지 키워주신 것은 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이다. 온전히 영화제는 영화와 관객이 주인이 돼야한다. 어떤 정치적 상황이더라도, 어떤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서도 영화제 주인은 온전히 영화와 관객이다"라며 "앞으로 10년, 50년 100년 후 우리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언할 수 없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존재하고, 이런 감독님의 아름다운 영화들이 계속해 나와준다면, 그들이 주인인 영화제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폐막식을 끝으로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강 위원장의 발언은 약2년간 영화제를 끌어온 소회가 담겨있는 듯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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