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경관의 피’의 수뢰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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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은 일본 작가 사사키 조의 3대에 걸친 경찰관 집안에 대한 소설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경찰을 소재로 하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범인 검거보다는 경찰의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광역수사대 반장 박강윤(조진웅 분)은 출처 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으로 범죄자들을 수사합니다. 경찰인 박강윤은 범죄자들로부터 거액을 빌리고 갚는데, 이처럼 돈을 갚으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을까요?

수뢰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수뢰죄는 공무원 등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사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있는 공무원은 수뢰죄의 공무원에서 제외됩니다. 중재인은 법령에 의해 중재의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단순한 사적인 조정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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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죄에서 ‘직무’는 공무원, 중재인이 그 지위에 따라 담당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합니다.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것이면 현재 구체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사무뿐만 아니라 과거나 장래의 직무도 포함합니다.

뇌물이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로서의 모든 이익을 말합니다. 여기서 이익은 사람의 수요·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체의 유형·무형의 이익을 말합니다. 즉, 향응의 제공, 취업 알선, 이성 간의 정교 등도 뇌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뇌물은 직무행위 자체는 물론이고 직무행위는 아니지만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뿐만 아니라 직무와 관련하여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행위와 관련성이 있어야 합니다. 직무와 관계없는 단순한 사적인 행위와 관련된 이익은 뇌물이 아닙니다.

즉, 이러한 직무관련성 판단은 공무원의 이익 수수로 인하여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뇌물은 직무에 관한 부정한 보수여야 하므로 법령이나 사회윤리적인 관점에서 인정될 수 있는 정당한 대가(예, 월급, 수당, 여비 등)는 뇌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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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죄가 성립하는 경우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뇌물 또는 금품을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범인이 뇌물죄와 관련된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는 것입니다.

뇌물을 특정할 수 있을 때는 몰수하고, 향응 등의 비재산적 무형이익을 제공받거나 받은 뇌물이 소비, 멸실되는 등의 사정으로 성질상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하지만 이성 간의 정교처럼 처음부터 가액산정이 불가능한 뇌물의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없습니다.

범죄자를 검거해야 하는 경찰 공무원 박강윤이 해당 범죄자로부터 돈을 받고 난 후에 돌려두었다고 하더라도 수뢰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설령, 무상으로 빌린 후에 갚었다고 하더라도 이자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정한 이익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수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경찰들을 보면서, 정의는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가?, 목적은 어느 정도의 수단까지 정당화 할 수 있는가?, 정의도 개인과 집단에 갇히면 부패하고 변질되는가? 등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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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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