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풀이③]’범죄도시’ 형사 3인방 “실제 형사들, ‘우리 식구 아니냐’고 놀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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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허동원, 홍기준, 하준(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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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홍기준, 하준, 허동원(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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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허동원, 홍기준, 하준(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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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홍기준, 하준, 허동원(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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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허동원, 홍기준, 하준(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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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영화 ‘범죄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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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종각역 인근 양꼬치집, 영화 ‘범죄도시’ 배우 허동원, 홍기준, 하준(왼쪽부터)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정유진 기자 = ※ 뒤풀이: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

작품을 끝낸 배우들은 사석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요? 여러 명이 대화를 주고 받다 보면 혼자서는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나도 몰랐던 내 생각들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뉴스1이 조금은 특별한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한 작품에서 동고동락한 몇명의 배우들이 모여 작품에 얽힌 소중한 추억을 되짚어 보는 대화의 시간. 회식이나 뒤풀이 자리에 동석한 게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너와 내가 모여 속 깊은(deep) 이야기들을 꺼내보는, ‘딥풀이’ 시간입니다.

온통 까맣고 빨간 중국식 양꼬치 집에 성큼성큼 키 큰 세 남자가 들어왔다.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얼굴들. 그 중 눈매가 날카로운 남자는 "올라오는 길에 사진 찍어달라는 사람을 만났다. 나를 너무 반겨 스태프인 줄 알았다"라며 낯선 기분이 멋쩍은 듯 환하게 웃었다. 옅게 콧수염을 기른 또 다른 남자는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누가봐도 ‘사람 좋은’ 미소를 띈 채 현장에 모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가장 어려 보이는 남자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 후 형들 옆에서 조용히 인터뷰를 기다렸다. 이들은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에서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 옆에 꼭 붙어있던 세 명의 후배 형사, 홍기준, 허동원, 하준이었다.

‘범죄도시’는 지난 27일까지 누적관객수 547만 7039명을 기록했다. ‘추격자'(507만 1619명)를 제치고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한국 영화 흥행 순위 TOP5에 안착한 이 영화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예상못한 흥행은 ‘괴물 형사’ 마동석과 "니 내 누군지 아니?"라는 유행어를 만든 하얼빈 조폭 윤계상 두 주연 배우들에서부터 최귀화, 박지환, 김성규, 진선규, 임형준 등 함께 한 다른 배우들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들 중에 홍기준, 허동원, 하준이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상업 영화에서 비중있는 배역을 맡은 것이 처음이라며 ‘500만 관객 동원’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수차례 걸친 오디션을 통해 ‘범죄도시’에 합류한 세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간절한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기에 뛰어든 햇수만으로도 각각 10년 가까이 되는 이들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보이는 자리에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쁜데, 그 포문을 여는 작품이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다. 실감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수년간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여 탄생한 작은 괴물 ‘범죄도시’, 그 속에서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이 양꼬치에 ‘칭따오’ 한 잔씩을 하며 함께 했던 시간, 또 각자 느꼈던 것들을 뉴스1과의 ‘딥:풀이’에서 풀어놨다.

[딥:풀이②]에 이어→

Q. ‘범죄도시’ 영화 속 조선족 캐릭터는 언어가 큰 고민이었을 것 같은데, 형사 팀은 어땠나요.


하준 “저희는다큐를 많이 보자고 했어요. 형사님들이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톤을 그대로 옮기자 생각했죠. 다큐를 많이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시고 어떤 노고와 고충이 있는지 보니까 거기서 그걸 녹여내자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어요. 형사 영화보다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하준 “요즘 영화 속 형사들의 모습이 내부 비리 등 부정적인 인물로 많이 그려지잖아요. 그런데 정말 고생하면서 사명감 하나로 사는 분들이에요.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댓글을 보니 극중에서 제가 팀을 옮기고 싶어하는 장면을 보고 우신 분들이 있더라고요. 실제 형사들 이야기가 영화에 많이 있는 거죠.”

홍기준 “저희는 호흡이 잘 맞았어요. 우리가 무명이라는 점이 무기라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이 ‘어? 저 사람 정말 형사 같은데?’ 생각할 수 있는 거죠. 모든 배우들이 카메라 욕심이 많아요. 조금이라도 더 나오기 위해서 뭘 더 하고. 우리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냥 ‘늘 저기 있을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죠.”

허동원 “그리고 조명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조명기사님이 저희에게 ‘미안하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왜냐면 이 영화는 형사물과 범죄물을 따로 만들어서 교차 편집한 느낌으로 만들어졌거든요. 범죄자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범죄물에는 멋진 조명들을 다 썼는데, 형사물 부분에서는 자연광 조명을 하신 거예요. 정말 다큐멘터리처럼. 그런데 저는 그게 훨씬 좋더라고요. 실제 형사들의 일상처럼 보이잖아요. 정말 내가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했구나 생각했어요.”

하준 “저희 영화는 보면 볼수록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어요. 한 네 번 정도? 보시면 좋습니다. (웃음)”

허동원 “보시고 리뷰 남겨주시면 댓글도 달게요. (웃음)”

Q. 진짜 형사들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하준 “그 점은 실제 형사님들에게도 인정 받았어요. 금천경찰서에서 찍은 장면도 있는데 형사님들이 구경 오셔서 병식이형(홍기준)에게 ‘이쪽은 진짜 우리 사람같다’고 하실 정도였죠. (웃음)”

허동원 “사람이 살면서 강력반 형사 몇 번이나 보겠어요. 그래서 저희도 연기하면서 ‘이게 진짜 리얼인가’ 의심을 했는데, 그런 반응을 보고 안도했죠. 개봉하기 전까지는 ‘에이 저런 형사가 어딨어’ 이야기를 들을까봐 두려웠어요. 기존의 형사물과 ‘다르게 하자’가 아닌, 그냥 진짜 형사들을 보여주자 생각이었죠.”

홍기준 “경찰서 촬영할 때 실제 포승줄에 묶여서 온 사람 봤지?”

허동원 “봤지. 난 형사가 아니라 처음에는 음식 배달원인가 했어. 크로스백 차고 차 끌고 ‘슥’ 나가더니 30분 후에 범인 검거해서 포승줄 채워오더라고. 일상적이고 평범해서 더 놀랐지.”

홍기준 “그런게 ‘리얼’이구나 싶었어.”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홍기준 “아 장첸(윤계상) 팀이 모여서 연기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 촬영 초 중반부예요. 그게 그냥 연기 스터디가 아니라 캐릭터 장첸이 가진 에너지를 나누는 느낌의 스터디라고 하더라고요. 그 주제가 확 꽂혔어요. 제 나름대로는 그때 조금 더 저를 다잡았어요. 내가 뭔가 해보자가 아니라, 주변하고 나누자는 마인드가 된 거죠. 윤계상 씨와 내가 동갑인데, 둘이 엄청 다른 삶을 살았잖아요. (윤계상은) 휘황찬란한 삶을 산 사람인데, 영화에서 자신의 대사를 나누고 같이 어우러지는 연기를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이건 정말 대단한 거지.”

허동원 “내가 본 조선족 팀 분위기는 굉장히 날이 선 느낌이었어요. 촬영 초반에 봤는데, 음식도 잘 안 먹고 예민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형사팀 촬영할 때 우리는 ‘이렇게 먹어도 되나’ 할 정도로 먹고 있고. (웃음) 상반된 부분들이 교차되니까 관객들이 두 번 세 번 보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Q. ‘범죄도시’는 세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홍기준 “저는 이 시간이 지나야 그 질문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그냥 ‘이상’해요. 얼떨떨해요. 연애가 끝나야 연애가 좋았던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 이게 얼마나 행복했는지는 나중에 알 것 같아요.”

허동원 “저는 조금 두렵기도 해요. ‘범죄도시’ 촬영을 마치고 다른 작품을 만나고 계속 제가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마치 향수처럼. 지금 영화가 잘 돼서 제가 계속 이 영화를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요. 지금까지 오로지 현재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막연한 두려움이랄까? 그런 것도 있어요.”

홍기준 “나도 네 말에 완전 공감해.”

하준 “제겐 첫 상업영화이고 ‘초심’이에요. 지금 뭔가 즐기기보다 차분하게 순간 순간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아요. 연말이 지나거나 내년이 돼야 이 순간을 돌이켜보고 다짐, 격려, 반성 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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