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리뷰]‘7호실’ 신하균, 깃털처럼 가벼운 연기의 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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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소가 터지는 비현실적 상황을 기막히게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배우, 신하균이 돌아왔다.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봐도, 진지함과 가벼움을 무리없이 오갔던 재주꾼이다. 개인의 취향일진 모르나, 신하균은 너무 무거울 때보다 한없이 가벼울 때 더 매력적이다. 태연한 얼굴로 뿜어내는 어이 없는 대사나 상황에 몰입한 괴짜 연기를 보여주는 그, 블랙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임에 분명하다.

7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공개된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은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청년, 두 남자가 꼬여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열혈 생존극이다.

이 영화에서 신하균은 망해가는 DVD방 사장 역을, 도경수는 DVD방에서 학자금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역을 맡았다.

‘7호실’을 총체적으로 이끄는 건 신하균이 연기한 두식이다. 두식의 웃기면서도 안타까운 상황, 이보다 안 풀릴 수 없는 현실에 관객은 함께 웃고 긴장하고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인생 최악의 고난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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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을 탈탈 털어 DVD방을 차린 두식은 아르바이트생 태정(도경수 분)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신세다. 밀린 알바비가 200만원에 달하고, 태정은 사장이 언제 문 닫고 튈지 전전긍긍한다. 태정 역시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 작곡가의 꿈을 갖고 있지만, 학자금 대출을 위해 대부업체의 힘을 빌리면서 빚이 1800만원에 달하게 된 암울한 청춘이다.

‘7호실’의 주인공들은 생존 자체가 벼랑 끝에 몰려있다. 실제로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 갑과 을의 관계지만 현실적으로는 을과 을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인물들이다. 무늬만 사장일 뿐, 관리비 16만원을 못 내는 두식은 입으로만 갑질을 할 뿐, 진정한 갑의 형태로 보긴 어렵다.

이들이 생존을 위한 발악을 시작하면서 영화는 점차 블랙코미디의 향을 진하게 풍겨나간다. "블랙코미디에 여러 장르를 섞고 싶었다"는 이용승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코미디와 스릴러, 드라마 등 다양한 색채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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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인 ‘7호실’은 두식이 운영하는 DVD방의 7호실을 뜻한다. 이 작은 방 안에 주인공 두 사람의 생존을 위한 비밀(?)이 감춰져 있다. 실로 무겁고 진지한 상황임에도, 숨기려는 자(신하균)과 꺼내려는 자(도경수)의 끊임없는 부딪힘이 폭소를 자아낸다.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하는 도경수와 신하균의 호흡이 편안하고 유연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작품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을’들의 몸부림을 그리면서도 살인, 마약 같은 무거운 소재들을 등장시켰다. 진지하게 접근하자면 끝도 없이 꼬일 실타래지만, 감독은 보다 단순명료한 엔딩을 택했다. 물론 이같은 해결 방식을 문제 삼을 이도 있을지 모르나, 영화적 재미로만 해석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소지는 없어보인다. 오는 15일 개봉.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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