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톡스③] 고두심 “아들 같던 故 김주혁, 할일 다 못하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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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컴퍼니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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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암 허준’ 스틸 컷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고두심과 인터뷰 약속이 돼 있던 지난달 31일은 공교롭게도 전날 사고로 숨진 故 김주혁의 장례식 첫날이었다. 영화 ‘채비’ 속 아들 역할 김성균과 함께 인터뷰를 하기로 했던 고두심은 김주혁의 이야기를 꺼내자 "정말 아들처럼 봐왔는데…."라며 속상해 했다. 후배의 때이른 죽음에 놀란 모습이었다.

"김주혁은 드라마를 같이 했어요. 내 아들로 나왔었고요. 정말 아들 같았어요. 내가 선친(故김무생)을 잘 알고 있고. 선친과 드라마를 많이 했던 사람이라서 늘 아들 같은 기분으로 봐왔죠. 그런데 그 젊은 나이에…. 어젯밤에 비보를 듣고 너무 놀랐어요. 세상에 나와 할일을 다 못하고 간 사람이라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아직 장가도 안 가고."

동석한 김성균이 "선생님을 뵙자마자 김주혁 선배님 얘기를 했다"며 말을 보탰다. 그는 얼마 전에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을 봤다며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요. 사실은 오늘도 인터뷰를 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사 측과 통화를 길게 했는데, 이렇게 여러분과의 시간이 약속된 상황이고, 우리가 또 행사의 개념은 아니라 진행을 하게 됐어요.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고 안 좋습니다.(김성균)"

김주혁의 이야기를 하다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랑을 많이 받는 만큼, 스트레스도 많은 직업이라는 것. 고두심은 배우들은 모두가 어느 정도씩은 폐쇄적인 면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배우들은 폐쇄적인 사람들이랄까, 그럴까 기피증 같은 게 조금 있어요. 나도 그게 조금 심하고 그래요. 배우들은 누구나 작업 외에는 대문 밖에 나가기를 싫어해요. 나가도 가리고 나간다던지 하는데, 무슨 무도회도 아니고요. 대문밖에 나가면 한 커트 보이는 것으로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싫으니까. 그게 배우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죠. 그걸 안고 살기엔 버거운 부분도 있어요."

옆에 있던 김성균은 "선생님과 같이 있으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이 많다"며 "성품이 너무 좋으시고, 엄마 역할도 잘 해주시고, 고민 상담을 하고 그러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명언을 해주신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배우로서 얼마나 갈지 몰라 고민 상담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고두심은 "잘할 수 있다"며 김성균을 다독여주면서도 "연기에 대해서는 후배라도 다른 사람을 터치하면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연기할 때 남을 터치하면 후배라도 싫어해요. 여러분(취재진)도 각자 분야에서 그런 게 있겠지만 ‘너나 잘하세요’하는 게 있잖아요. 아무한테나 충고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나도 싫더라고요, 사실. 나를 가지고 얘기하면 좋진 않잖아요. 상황과 장소, 모든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얘기를 묘하게 했을 때나 통하는 거지."

김성균의 말처럼 고두심은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명언을 쏟아냈다. 특별히 그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미워하지 않고 잘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어머니’다운 따뜻하면서도 이치에 맞는 이야기였다.

"살다보면 미운 사람이 왜 없겠어요. 그런데 난 후배들에게 얄미워도 미워하지 말라고 해요, 우리 연기자들은 언제, 어느 때 어떤 작품에서도 눈 마주치며 연기를 해야하는 사람인데, 미운데 그런 게 되겠어요? 차라리 데리고 나와서 ‘아까 너무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 따져서 풀던지 해야지. 방법은 여러가지에요, 상대도 그 상황에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용서를 하고 넘어가는 것도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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