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괴물’의 친족상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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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적인 공간인 한강 시민공원에 처음보는 괴생명체의 공격이 있다면 어떨까요?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은 한강에서 괴물이 갑작스럽게 출현하여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 괴물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가족의 사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강두(송강호 분)는 아버지 희봉(변희봉 분)이 운영하는 한강 매점에서 일을 도와주면서 딸 현서(고아성 분)에게 새로운 핸드폰을 사주기 위해서 잔돈을 조금씩 훔칩니다. 타인의 재물을 훔치면 절도죄로 처벌되는데 아들이 아버지의 재물을 훔쳐도 처벌될까요?

친족상도례란 친족 사이에 범해진 재산죄(예, 절도, 사기, 배임, 횡령, 공갈죄 등)에 있어서 친족관계라는 특수사정을 고려하여 범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특례규정을 말합니다. 즉, 친족간의 정서를 고려하여 가정 내 사건에 대해서는 법이 되도록 개입하지 않으려는 법정책적 고려에 기초한 것입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는 그 형을 면제하고, 이외의 친족 간의 권리행사방해죄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친족상도례가 형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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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친족상도례 규정은 절도죄, 사기죄, 공갈죄, 횡령죄, 배임죄 등의 재산죄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특별형법상의 재산죄에 대해서도 배제하는 규정이 없는 한 적용됩니다. 그러나 강도죄와 손괴죄는 재산죄임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직계혈족은 부모, 조부모와 같은 직계존속과 자녀, 손자녀와 같은 직계비속을 말하고, 동거유무는 불문합니다. 양자가 되더라도 생가의 친족관계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배우자는 사실혼 배우자가 아니라 법률상 혼인한 배우자를 말하며 동거유무를 불문합니다.

동거친족은 동일한 주거에서 일상생활을 공동으로 하는 친족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잠시 방문한 친족이나 따로 사는 친족은 동거친족에서 제외됩니다. 동거가족일 경우에는 형이 면제되고, 동거하지 않는 가족에게는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됩니다.

친족관계는 범죄행위시에 존재하면 족하므로 범죄 이후에 친족관계가 소멸하더라도 친족상도례는 적용됩니다. 친족관계가 없음에도 친족관계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착오와 관계없이 그대로 처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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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 규정은 범인과 피해 물건의 소유자 및 점유자 모두가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피해 물건의 소유자나 점유자의 일방 사이에만 친족관계에 있으면 친족상도례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친족관계가 없는 공범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장물죄, 상습장물죄, 업무상과실장물죄를 범한 자와 피해자 간에 신분관계가 있으면 동일하게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그렇지만 장물죄, 상습장물죄, 업무상과실장물죄를 범한 자와 본범간에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의 신분관계가 있을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합니다.

영화 속 강두는 아버지의 매점에서 돈이나 물건을 훔치는 절도죄를 범합니다. 강두와 희봉은 부자지간으로서 직계혈족 관계이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자식이 부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죄를 범한다고 하더라도 형이 면제되어 결과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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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영화 ‘괴물’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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