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한 골 내주고 새 골키퍼 한명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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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밋밋하던 GK 경쟁에 불 댕긴 조현우

(울산=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10일 콜롬비아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던 김승규가 12일 훈련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세르비아전 수문장은 교체가 불가피했다. 대체 자원은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고 있는 김진현(30) 그리고 K리그 대구FC 소속의 조현우(26)였다.

김진현은 이미 A매치 26회 출전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다. 근래 2~3년 동안 김승규, 이범영, 권순태 등과 대표팀 No.1 골리 경쟁을 펼쳐온 선수다. 반면 조현우는 아직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초짜다. 지난 2015년 11월 대표팀에 처음 부름을 받은 뒤 꾸준히 소집 명단에 이름은 올렸으나 출전은 없었다.

아무래도 무게감은 김진현 쪽이었다. 콜롬비아전 승리로 되살린 분위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지켜가고 싶은 게 통상적인 선택에 가깝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조현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왜 조현우라는 선수가 2부리그(K리그 챌린지)에서 뛸 때도 대표팀에 호출됐는지, 왜 그를 가리켜 대구FC는 ‘대구의 데 헤아’라 칭하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콜롬비아전 2-1 승리에 이어 11월 2연전을 1승1무로 마쳤다.

이날 골문을 지킨 이는 조현우였다. 지난 2013년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조현우는, 대구가 챌린지에서 뛰었던 탓에 팬들에게 그리 알려진 얼굴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눈에 띄었다는 것은 가진 재능은 심상치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대구FC가 1부로 돌아온 2017시즌부터는 보다 주목을 받았다.

이날 경기가 열린 문수구장을 홈으로 쓰는 울산현대의 골키퍼 코치인 김범수 GK코치는 "조현우 나쁘지 않은 선수다. 올 시즌 리그에서 현우가 보여준 모습을 본다면, 충분히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조현우는 부담스러운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을 준수하게 보냈다.

팔다리가 길어 마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데 헤아를 연상시켜 대구FC 팬들은 그를 ‘대 헤아’로 칭하는데, 데 헤아 같은 슈퍼 세이브도 선보였다. 전반 25분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내준 위험천만한 프리킥 찬스에서 라이치가 때린 슈팅을 펄쩍 몸을 날려 막아냈던 것은 1골을 넣은 것과 진배없는 가치였다. 어깨가 무거운 데뷔전임을 감안하면 스스로에게도 큰 힘이 됐을 장면이다.

물론 다소 불안한 장면도 있었다. 특히 최근 골키퍼들에게도 요구되는 능력인 ‘빌드업’에서는 불안한 모습이 없지 않았다. 김범수 울산 코치는 "현우가 민첩한 방어 능력에 비해 발이 좀 약하다. 빌드업 과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처럼, 공을 끌고 나와 동료들에게 연결하던 장면들은 덜 세련돼 보였다.

그러나 결국은 ‘데뷔전’ 범주에서 이해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후반 13분 상대의 빠른 속공에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일대일 상황을 막지 못해 실점을 내준 것도 몸에 좋은 쓴 약으로 받아들일 수 있던 장면이다.

조현우의 데뷔전 소화는 다소 밋밋해져가던 골키퍼 경쟁에 불을 댕길 수 있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워낙 다른 포지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해 시야에서 벗어났지만, 주전 수문장도 아직 찾지 못한 모양새다.

막연히 김승규, 김진현 등 기존의 이름들이 대표팀에 오르내렸는데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1실점과 새로운 골키퍼를 얻었다면, 실보다는 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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