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양준혁은 안 된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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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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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25년 만에 감독 대행 체제를 꾸렸다. 삼성 구단은 1일 허삼영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전하며 당분간 박진만 대행체제로 시즌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이 대행 체제로 나선 것은 1997년 백인천 감독 사퇴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은 조창수 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렀다. 이제 자연스럽게 관심은 차기 감독 선임에 쏠리고 있다. 누가 명문 구단 삼성의 16번 째 사령탑이 될까.

프로야구 감독 자리가 비면 늘 무성한 하마평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대행체제 하루 만에 벌써 양준혁, 이승엽 등 삼성의 역대 프랜차이즈 스타 이름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둘은 곤란하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감독 청문회(그런 일은 없지만)에 걸릴 심각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 둘은 현역 은퇴 이후 한 번도 코치를 역임하지 않았다. 야구 해설가로 활동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만 감독 감으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야구 감독은 재능보다 열정을 더 요구하는 자리다. 재능만으로는 선수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감동이 없으면 리더십은 생겨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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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감독의 경우 상당수 해설가 출신이지만 반드시 코치나 2군 감독 등 현장 경험을 거치게 한 다음 지도자로 발탁한다. 국내 프로야구 우리(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다카츠 신고 야쿠르트 감독은 해설가, 코치, 독립리그 감독을 차례로 역임했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 40살의 나이에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1승 8세이브를 남기고 물러갔다. 이후에도 44살까지 대만과 독립리그 등에서 현역 투수로 활약했다.

야쿠르트가 2014년 그를 감독으로 발탁한 이유는 마지막까지 현역을 고집한 그의 남다른 집념이 지도자로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다카츠는 일본과 메이저리그서 통산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니혼햄 신조 츠요시 감독의 경우는 좀 유별나다. 그는 한신과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TV 탤런트, 모터크로스(오토바이) 선수로 뛰는 등 잠시 야구계를 떠나 있기도 했다.

니혼햄은 그의 대중적 인기와 톡톡 튀는 개성을 높이 사 지난 해 말 신임 감독 계약을 맺었다. 신조는 자신의 직책을 감독이 아닌 ‘빅 보스(Big Boss)’라고 부르게 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빅 보스라는 직책으로 일본야구기구(NPB)에 등록했다.

이승엽은 2017년 은퇴 이후 해설가와 방송인으로 지내왔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한 시즌 56홈런 신기록과 한일 통산 626홈런(KBO 리그 467개·1위)을 기록한 전설이다.

양준혁은 4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8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통산 2318개의 안타를 때려내 이 부문 2위(1위 박용택·2503개)에 올라 있다. 이 둘의 등번호(10번 양준혁, 36번 이승엽)는 삼성의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삼성의 감독이 되려면 먼저 코치나 2군 감독을 거쳤으면 한다.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면 느려 보이지만 단단하다. 자신이나 삼성 구단 모두에게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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