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스트레일리 묘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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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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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히 급했다. 롯데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29)는 지난 7월 21일 오후 인천 공항으로 입국했다. 못해도 일주일은 시차 적응기를 가져야 했다. 타격 연습과 2군 실전 투입을 거치면 열흘에서 2주가량 소모된다.

그런데 롯데는 렉스를 24일 KIA전에 내보냈다. 5번 타자 우익수. 이날 렉스는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두 개 당했다. 다음 경기인 26일 두산전엔 4번에 기용됐다. 첫 세 타석 내리 삼진이었다. 4타수 무안타.

슬슬 걱정이 됐다. 기껏 피터스(0.228, 홈런 13개)를 내보내고 긴급 수혈한 선수가 두 경기서 무안타, 삼진만 5개를 당했다. 혹시 먹튀인가? 역시 구관이 명관이었나. 이런 롯데 팬들의 우려는 당연했다.

딱 6일 만이었다. 시차 적응을 마쳐서일까. 입국 6일 째인 27일 두산과의 경기서 렉스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롯데 벤치는 이날 렉스를 6번 타자로 미루었다. 첫 두 경기의 우려가 타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렉스는 3안타를 몰아쳤다. 중전안타 2개, 우전안타 하나로 타구의 질이 좋았다. 렉스의 활용 방안이 소명된 경기였다. 다음날 처음으로 1번 타자에 기용됐다. 안타의 내용이 더 좋아졌다.

우전안타, 좌중간안타, 중견수를 넘기는 3루타. 렉스의 KBO리그 첫 장타였다. 4경기 만에 타율이 0.375로 껑충 뛰었다. 30일 삼성전서는 4안타를 몰아쳤다. 의심은 눈 녹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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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마지막 말 드디어 기다리던 대포가 터졌다. 0-4로 뒤진 5회 삼성 선발 최하늘의 슬라이더를 두들겨 3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 한 방은 9회 초 롯데의 5-4 역전에 밑거름이 됐다. 결국 5-5 동점으로 비기긴 했지만.

렉스는 2일 LG와의 홈경기서 1회 말 선두 타자로 들어섰다. 상대는 켈리(12승 1패 평균자책점 2.40)와 함께 LG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플럿코(10승 4패 2.70).

렉스는 초구 직구(144㎞)를 때려 왼 쪽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올 시즌 1호 1회 말 선두타자 홈런. 이 한 방은 잠자던 거인 군단의 분위기를 깨웠다. 선두권 팀을 만난 롯데는 4-3으로 이겼다. 렉스의 두 경기 연속 홈런에 힘입어 롯데는 5위 KIA를 6경기 반차로 추격했다.

2일 현재 렉스는 타율 0.412, 홈런 2개, 출루율 0.459, 장타율 0.735를 기록 중이다. 8경기 만에 완벽한 적응을 마쳤다. 입국한 지 2주도 안 된 선수의 성적이라기엔 놀랍다.

롯데는 렉스에 이어 2일 댄 스트레일리(34)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렉스와 달리 스트레일리는 KBO리그서 2년을 뛰어 ‘구관이 명관’ 평판을 기대하고 재 영입한 케이스다.

2020년 롯데에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엔 10승 12패 4.07. 지난 해 말 스트레일리는 두 가지 이유로 귀국을 결정했다. 하나는 가족 문제이고, 또 하나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다.

두 번째 꿈은 이루지 못했다. 트리플 A서만 3승 3패 1세이브 6.35를 기록했다. 롯데는 스파크맨(2승 4패, 5.31)을 내보내고 스트레일리를 긴급 수혈했다. 7위 팀의 조치로는 이례적으로 두 명의 외국인 투, 타자를 바꾸었다. 렉스에 이어 스트레일리가 순항하면 롯데의 2022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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