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의 제작노트②] 심재명 대표 “‘아이캔스피크’, 위안부 소재 숨겼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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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스틸 컷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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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 ‘명필름’ 대표 심재명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 한 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제작자는 감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을 담당합니다. [정유진의 제작노트]에서는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제작자들을 만나 스크린 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현대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이다. ‘접속'(1997)의 제작자로 90년대 이름을 떨친 이래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김기덕 감독의 ‘섬'(2000),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비롯해 ‘버스, 정류장'(2002) ‘후아유'(2002) ‘YMCA 야구단'(2002) ‘그때 그 사람들'(2005)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마당을 나온 암탉'(2011) ‘건축학개론'(2012) ‘관능의 법칙'(20130 ‘카트'(2014)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흥행작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지점 한 자리씩을 차지한 작품들이다. 지난 22년간 ‘명필름’ 마크를 단 대부분의 영화는 대부분 그 만듦새와 영화적 가치를 인정 받았고, 심재명 대표는 ‘충무로의 품질보증 마크’라는 명성을 쌓았다.

올해 명필름은 두 편의 ‘특별한’ 상업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영화사 시선과 공동 제작한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와 A급 배우·스태프가 뭉쳐 만든 저예산 영화 ‘7호실’이 그것들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의 현재를 휴먼 코미디라는 장르에 녹인 작품. 과거 당했던 고통의 ‘전시’에만 그쳤던 위안부 소재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7호실’은 압구정을 배경으로 망해가는 DVD방 주인과 알바생이 각기 다른 비밀을 DVD방 7호실에 숨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 코미디 영화다. 장편 데뷔작 ’10분’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다뤄 많은 공감을 얻었던 이용승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다. 주인공은 신하균과 도경수가 맡았다. 신하균은 ‘7호실’ 관련 인터뷰에서 뉴스1에 "이런 이야기를 만나기 쉽지 않다. 시나리오를 받고 굉장히 반가웠다"고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신하균의 이야기는 영화 ‘7호실’ 뿐 아니라 ‘명필름표’ 영화에도 해당하는 표현이다. 명필름의 영화는 상업성도 높지만, 영화적으로도 신선하고 매력적인 작품이 많다.

현재 심재명 대표는 제작사인 명필름 외에도 재단법인 명필름문화재단을 통해 경기도 파주에서 신진 영화인 육성 학교인 명필름랩과 문화공간인 명필름아트센터를 운영 중이다. 명필름랩과 아트센터 모두 명필름의 20년 성과를 영화인, 관객들과 공유하고 나누기 위해 만든 곳들이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 만나 ‘7호실’과 그밖의 ‘명필름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7호실’ 못지 않게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아이 캔 스피크’도 신선한 작품이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리틀 빅 픽쳐스라고 제작사들이 모여서 만든 대안 배급사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 영화를 투자, 배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공동으로 배급에 참여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명필름이 하기로 하고 나서 캐스팅이나 감독 선정에 있어서 난항에 있었던 영화사 시선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결국 추석에 개봉도 할 수 있었다. 유의미한 결과였다.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과거로 가서 과거로 끝나지 않고, 현재를 이야기한다. 현재를 이야기하면서 피해자로서 아픔을 이야기하지 않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세상을 향해서 용기있게 문제를 이야기하는 드문 캐릭터다. 용감한 여성이다. 장르도 심각하지 않고, 휴먼 코미디라는 틀 안헤서 김현석 감독이 잘 풀어냈다. 보람있고 의미있다.

-이제훈은 명필름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했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건축학개론’ 덕분이다.

-‘아이 캔 스피크’를 처음 접할 때 어떤 기분이었나?

제작사
시선 강지연 대표가 개발했던 시나리오를 리틀빅픽쳐스를 통해서 받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았다. 시나리오 자체로 너무 깜짝 놀랬다. 전혀 무슨 얘긴지 모르고 보다가 저 역시 이 할머니가 왜 이러는지 모르고 보다가 정체가 밝혀지고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동안의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함이 있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기자들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막상 본 후에는 모두가 ‘추석 시즌 복병’이라고 이야기 했던 작품이다.

▶마케팅 때 고민이 많았다. 코미디로만 갈 것인지. 언론시사회 때까지 할머니의 정체를 숨겨야하는지. 이런 고민이 많았다. 결국 언론시사회때까지 숨겼다. 언론 시사회때 기자분들이 보도 자료를 보고, 영화를 보고 놀라시더라. 그래서 조금 아쉬웠다. 조금 더 일찍 이야기할 것을. 그 영화를 보고 1시간 30분동안 그 할머니의 정체를 몰랐다가, 그 정체가 밝혀지고, 미국가고, 청문회 참석하고, 뒤의 40분이 스포일러도 아니고, 반전도 아니고. 1시간 10분과 40분의 이야기인데 그런 면에서 빨리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란 것을 빨리 밝히고 정면 승부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했다. 한쪽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이야기라는 것 때문에, 특정 톤앤 매너로 이야기하지 않을까. 설왕설래가 많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뒤에 알게 된 게 영화를 보면서 감동과 충격이 더 크지 않나?

코미디로 알고 봤다가 당황하는, 안 웃겨서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야기 자체가 어렵다. 형식이나 내용 자체가 그동안 한국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보니 홍보 마케팅 하기에 쉽지는 않았다.

-결국 ‘아이 캔 스피크’가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서 뿌듯하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더 잘 됐길 바랐다. 언론시사의 반응도 좋았고, 소위 말하는 모니터 시사도 하는데, 그때 관객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더 잘 되길 바랬다. 그런데 ‘킹스맨2’라는 엄청난 영화를 만났다. ‘남한산성’이라는 100억 영화가 있었다. 그래서 기대는 했으나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범죄도시’가 저렇게 잘 될줄 몰랐다.

-요즘에는 어떤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점점 벅차다. 대중의 감각이나 그들의 ‘니즈’를 따라가는 게…. ‘꼰대’가 돼 가는 건 아닌지, 고민과 회의를 많이 한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했던 젊을 때보다 더 고민도 많아지고 벅차기도 하고 버겁기도 한 게 솔직한 심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필름이 영화산업 안에서 계속 상업적으로 성과를 내고, 영화적으로도 평가를 받고. 좋은 감독과 배우들을 발견하고 함께한다. 그런 것에서 책임을 느낀다. 능력은 부족해지지만 노력을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제작자로서는 올해 ‘젠더 이슈’가 화제였던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들이 성평등에 대해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 ‘남혐’ ‘여혐’ 등 사회 안에서의 갈등들이 불거지고. 올해가 이런 모습들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영화계나 문화계나. 특히나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여성들이 ‘여혐 영화’에 대해서, 그런 남성중심적인 영화나 여성이 왜곡되게 그려지게 된 것에 대해서 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게 대중적으로도 영향을 준다. 그런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난과 비판을 넘어서서, 여성주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여성영화인모임 활동을 해왔다. 여성영화인으로서 영화계의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영화계 안에서도 여성영화인모임과 영화진흥위원회가 성평등 실현을 위한 기구를 지금 내년 초에 운영시작을 목표를 작업 중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계 안에서 여성주의 영화, 여성영화인들의 숫자, 그들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저 또한 그런 측면에서 제가 해야할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유진의 제작노트③] 명필름 대표가 밝힌 #故김주혁과 추억 #블랙리스트 #차기작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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