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무당학원 가다? 굿·힙합의 유쾌한 조합 ‘대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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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굿과 힙합의 만남이 기발하면서도 신명난다. 20대 취준생과 업종 전환에 나선 30대 재취업자가 10주 완성 무당학원에서 새 기술(?)을 수련한 뒤 인생역전을 노린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여기에 낭만적인 40대 마성의 무당과 재개발로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조폭이 가세하면서 영화는 예상치 못한 전개를 이어간다. 기묘한 조합에 유머감각을 창작한, 자칭 ‘힙머니즘 엔터테이닝 무비’를 표방한 ‘대무가’ 이야기다.

제목 ‘대무가’는 극중 신을 불러들이는데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노래를 뜻한다. 무당학원의 에이스, 30대 청담도령(양현민)은 자신의 새로운 적성을 찾아 창업에 성공한다.

반면 20대 취준생 신남(류경수)는 무턱대고 손님을 받았다가 뒤늦게 실력 키우기에 나선다. 하지만 수상한 의뢰인 정윤희(서지유)의 굿을 해주다가 곤경에 빠진다. 청담도령은 실종된 신남을 찾으러 나섰다가 한 마을의 재개발 이권을 노리는 조폭 손익수(정경호)와 40대 무당 마성준(박성웅)과 엮이게 된다.

극중 ‘신빨’을 잘 받으려면 진심을 다해 ‘나의 고백’이라는 노래를 완성해야 한다. 이 노래에는 세 인물의 애환이 녹아있다. 아무래도 20대 취준생의 노래가 가장 와 닿는데, 특히 굿을 잘하려고 몸부림치는 신남의 모습은 오늘날 청춘들의 고군분투와 겹치며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영혼을 갈아 넣어 노력해도 변변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그들의 노고는 동시에 한편의 영화를 내놓으려고 오랜 시간 애쓴 제작진의 피, 땀, 눈물도 떠올리게 한다. 

신남과 청담도령, 마성준의 ‘나의 노래’ 작업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래퍼 3인방, 넉살과 타이거JK, MC메타가 참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세 무당이 한판 ‘굿판 배틀’을 벌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고, 마침내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이르러는데, 마지막 극의 응집력은 조금 약한 편이다. 하지만 근래 개봉작 중 가장 독특한 영화로 손꼽힐만 하다. 웃픈 현실을 비꼬는 솜씨와 관객의 배꼽을 잡는 기술도 수준급이다. 

‘대무가’는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다. 메가폰을 잡은 이한종 감독은 27일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초현실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에 접목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굿판은 무속 연구의 석학이신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헌선 교수님을 비롯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현직 무속인들의 교차 검증을 통해 고증의 틀 안에서 스타일리시한 배틀을 만들었다”라고 부연했다.

과거 스타 무당이었으나 지금은 신빨 대신 술빨로 버티는 ‘마성준’ 역의 박성웅은 “단편 영화를 본지 15분 만에 영화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놀랐고 감독님과 미팅 후에는 바로 같이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담도령’ 역의 양현민은 “그동안 악역을 많이 했는데 멋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양현민의 스크린 장악력은 주목할 만하다.

또 취준생 무당 ‘신남’ 역으로 분한 류경수는 “굿판을 완벽하게 연습하기 위해 계속 몸을 움직이며 연습했다”라며 배역에 들인 노력을 언급했다.

독특한 비주얼로 눈길을 끄는 수상한 의뢰인 ‘정윤희’ 역의 서지유는 “단편 영화부터 참여했는데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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