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늑대사냥’의 장소적 적용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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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사냥’(감독 김홍선)은 외국으로 도주한 범죄자들을 체포하여 한국으로 이송하는 호송선에서 범죄자들이 탈주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과감하고 단호한 액션이 돋보이지만 잔혹한 장면이 많아 편하게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작품 속에서, 범죄자들은 탈주하면서 상해죄, 살인죄 등의 범죄를 저지릅니다. 범죄의 장소가 ‘프론티어 타이탄호’라는 상선이고 그 배는 태평양에 있었습니다. 이런 장소에서 범죄가 저질러졌을 때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을까요?

어떤 장소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형법의 장소적 적용 범위라고 합니다. 즉, 외국이 관련되어있는 범죄에 대해서 어느 나라 형법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형법의 적용이 문제되는 경우는 1) 한국인의 국내 범죄, 2) 한국인의 국외 범죄, 3) 외국인의 국내 범죄, 4) 외국인의 국외 범죄의 네 가지입니다. 이에 대한 입법주의는 속지주의, 속인주의, 보호주의, 세계주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두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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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주의는 자국의 영역 내에서 발생한 모든 범죄에 대해서 범죄인의 국적을 불문하고 자국의 형법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상관없이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해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속지주의 원칙입니다.

국외를 운항 중인 자국의 선박 또는 항공기 내에서 행한 범죄에 대해서는 자국형법을 적용한다는 기국주의 원칙도 우리나라 형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기국주의는 속지주의가 확장된 특별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항구에 정박 중인 대한민국 국적 화물선에서 중국인이 영국인에게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범죄가 발생한 곳이 대한민국 국적의 선박이므로 기국주의 원칙에 의해서 범죄자의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속인주의는 자국민의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지가 외국이더라도 자국 형법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나가서 도박을 하더라도 도박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속인주의 원칙에 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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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주의는 자국 또는 자국민이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범인의 국적과 범죄 장소를 불문하고 자국형법을 적용한다는 원칙입니다. 예를 들면, 중국인이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경우에도 보호주의에 의해서 중국인을 처벌할 수 있습니다. 보호주의 원칙을 고수하면 외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계주의란 범죄 장소, 범죄인의 국적과 상관없이 인류공동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예, 전쟁도발, 국제테러, 통화위조, 민족학살 등)에 대하여 자국형법을 적용한다는 원칙입니다. 우리 형법도 세계주의에 입각하여 약취·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 등에 대해서는 세계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1) 한국인의 국내 범죄, 2) 한국인의 국외 범죄, 3) 외국인의 국내 범죄는 속지주의, 기국주의, 속인주의, 보호주의 원칙에 의해서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4) 외국인의 국외 범죄는 보호주의, 세계주의에 의해서 일부 범죄는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호송 선박이 우리나라 국적이라면, 기국주의에 의해서 선박 안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호송선이 우리나라 국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범죄이므로 속인주의에 의해서 우리나라 형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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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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