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 타고 친일파 처단…80대 노인의 복수극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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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화를 보면서 좀 울었다. 옆에 (남)주혁군이 앉아있어 참으면서 봤다. 촬영한지 오래돼서 좀더 객관적으로 영화를 보게 된 것 같다. (내가 연기한) 필주에게 감정이입이 돼 나도 모르게 (울음) 반응이 일어난 것 같다.”

배우 이성민이 주연작 ‘리멤버’를 보다가 눈물을 훔쳤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이성민, 남주혁 주연하고 ‘검사외전’의 이일형 감독이 연출한 영화 ‘리멤버’가 12일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이성민은 극중 뇌종양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 필주를 연기했다. 은퇴 후 십 년 넘게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한 최고령 알바생 ‘필주’는 60년 전 일제강점기에 가족을 죽게 만든 친일파들을 찾아 평생을 계획했던 복수를 시작한다. 그는 직장에서 단짝이었던 20대 알바생 ‘인규’에게 운전을 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인규는 영문도 모른채 복수극에 동행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연기됐던 터라 이성민은 “모든 장면들이 추억의 앨범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인인 필주의 걸음걸이나 자세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도 났다. 촬영 중반부터 목 디스크가 왔는데 (노인) 자세가 원인이었구나 싶더라.”

노인 분장은 특수분장 스태프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훌륭한 스태프들이, 필주의 얼굴을 만들어주느라 고생했다. 같이 출연한 선생님들과 같이 카메라에 걸렸을 때, (내 얼굴이) 몰입에 방해되지 않게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대상이 되는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치덕 장군 역의 박근형, 대기업 회장 정백진 역의 송영창, 대학교수 양성익 역의 문창길 그리고 자위대 퇴역 장성인 토조 히사시 역의 박병호는 수십 년 연기 이력에 걸맞은 투혼으로 ‘복수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영화에서 필주와 인규는 빨간색 슈퍼카를 타고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이일형 감독은 포르셰를 타고 복수하는 설정에 대해 “주인공이 할아버지라 모든 동작과 상황이 느리지만, 복수의 감정만은 격하고 빠르다고 봤다. 또 생의 마지막에 슈퍼카를 타고 싶다는 욕망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리멤버’는 독일영화 ‘리멤버:기억의 살인자’를 리메이크했다. 주인공 노인이 아내가 죽은 뒤 치매가 오기 시작하면서 기억을 더 잃기 전에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다. 원작의 주인공은 나치에게 가족을 잃었다.

이일형 감독은 “시대극의 형태를 빌지 않고, 동시대에 사는 할아버지가 과거를 쫒으면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역시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아픔이 있기에 리메이크하고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작과 달리 ‘리멤버’에는 필주와 함께 20대 인규가 동행하면서 새로운 시선을 더해졌고, 액션영화로서 장르적 쾌감도 더했다.

그는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역사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어떤 답을 내놓는다기보다 필주의 사적복수가 옳은지부터 현대사에 남은 과거의 잔재 등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등을 다루고자 했다. 동시대 관객을 설득하기 위한 영화적 장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영화의 속도나 장르적 특성, 복수극의 틀 안에서 이 영화가 가진 메시지 등이 담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은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가운데 당시의 비극을 켞은 세대와 켞지 않은 세대 간의 간극 또한 크다. ‘리멤버’는 비극적 역사를 딛고 선 노인과 그 역사의 자장 안에서 현재를 사는 청춘의 동행을 통해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를 다시금 돌아보고, 세대 간 공감과 화해를 도모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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