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청룡+대종상 외면한 美 영화 ‘옥자’, 디렉터스컷이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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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국내 유명 영화상들이 외면했던 ‘옥자’를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감싸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6일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진행된 국내 유력 영화상 중 넷플릭스 제작 영화인 ‘옥자’에게 상을 준 시상식은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유일하다.

‘옥자’는 제37회 영평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제26회 부일영화상부터 제54회 대종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제1회 더서울어워즈 등에서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이 영화가 가 미국 자본에 바탕을 둔 넷플릭스가 제작한 ‘미국 영화’로 분류되는 탓이다. 대부분의 시상식은 암묵적으로 ‘우리 나라’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미국 영화’인 ‘옥자’가 후보에 오르기 어려웠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국내 시상식인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옥자’의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을 수상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디렉터스컷 어워즈 관계자는 6일 뉴스1에 "기본적으로 감독상의 경우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비조합원 감독도 수상 가능하다. 이 조건 외에는 후보작 선정에 제작된 작품의 ‘국적’에 대한 조건은 없다"고 봉준호 감독의 수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옥자’는 여러모로 ‘경계에 있는’ 영화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이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분명 ‘영화’라는 이름으로 만들었지만 극장용 영화가 아닌 인터넷 기반인 넷플릭스용 콘텐츠라는 이유로 개봉도 전에 일부에서 ‘영화냐 아니냐’의 논쟁을 불러왔다. 이는 마치 영화 속 ‘슈퍼 돼지’ 옥자가 ‘돼지이면서도 돼지가 아닌, 돼지 이상’의 신분으로 여러 소동을 일으킨 것과 겹친다.

‘플랫폼의 차이’로 인한 혼란은 올해 5월 열린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불거졌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옥자’ 및 넷플릭스 영화들의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자격을 놓고 프랑스 국립극장협회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립극장협회는 ‘옥자’가 극장을 뛰어넘어 일종의 가입형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SVOD)인 넷플릭스를 통해 먼저 서비스 되는 것은 극장 개봉 후 3년의 ‘홀드백’ 기간을 가져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프랑스 상영법에 어긋난다며 ‘극장 개봉’을 요구했다.

국적과 관계없이 ‘옥자’는 한국 영화와 한국 감독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개봉 전에는 ‘설국열차’로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을 받았고, 개봉 후에는 글로벌한 콘텐츠 기업 넷플릭스가 다국적 시장을 타깃으로 우리나라 감독과 손잡은 작품으로서 국내외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태생적 한계로 국내 시상식에서 그 공로를 치하받지 못한 이 영화가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만큼은 ‘한국 영화’로 대우받은 점이 눈길을 끈다. 영화의 국적보다는 감독의 성과에 초점을 맞춘 이번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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