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류준열 “아버지의 순리대로…결혼은 삶과 죽음만큼 중요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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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영화 ‘올빼미’ 개봉을 앞둔 배우 류준열은 편안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고 솔직하여 처음 만난 상대도 무장해제 할 수 있게 만드는 매력이 그에겐 있었다.

이러한 그의 성격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인터뷰 말미에 나온 배우의 길과 아버지 이야기에서 그 힌트를 얻었다.

2015년 독립영화 ‘소셜포비아’로 정식 데뷔한 그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천만영화 ‘택시운전사’ ‘리틀 포레스트’ ‘독전’ ‘뺑반’ ‘돈’ ‘봉오동 전투’ ‘외계+인’ 1부까지 충무로를 대표하는 30대 배우로 안착했다.

독립영화로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까지 어떤 배우의 길을 지향했냐는 물음에 류준열은 “원대한 꿈을 갖고 시작했다기보다, 이런 저런 선배들과 연기하고 싶다는 기대감 정도만 있었다”며 “딱히 목표한 배우의 길이 없다”고 답했다.

“연극영화를 전공했으니 연기를 하면서 적당히 먹고 살만한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지니까, 문득 내가 왜 이 사람들(함께 출연한 스타급 배우들)과 밥 먹고 있지, 때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기대보다 훨씬 사회적 성공을 했다는 뜻일 테다.

류준열은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시는데, 막 준비한다기보다 지금 열심히 하면 찾아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사는 것을 지향하는 걸까? 그는 바로 그것이라는 듯 “그 말을 아주 좋아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아버지가 늘 순리대로 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영향이 있다. 왜 어떤 집은 보면, 빚을 지면서 사업을 확장한다든지 그렇지 않나. 우리 집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끼면서 살았다. 순리라는 게 정직일 수도 운명일 수도 있겠지만, 흐르는대로 정직하게 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나, 그런 가르침으로 살아온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행복한 순간을 묻자 그는 “매니저가 결혼했을 때”라고 답했다. “내가 사회를 봤다. 식전엔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그 친구가 버진로드를 걸어오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행복한 느낌이 들더라”며 “축가라도 부를 걸, 편지라도 써서 읽어줄 걸, 후회가 됐다”고 했다.

정작 자신의 결혼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화제를 돌리며 애썼다. “결혼은 삶과 죽음과 더불어 인간의 삶에 아주 큰 챕터인데, 지금은 삶과 죽음에 대해 더 생각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요즘 고민이 무엇이냐고 묻자 “배우로서 철드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다. “빠르게 철들어 너무 소극적으로 변한다든지 눈치를 많이 보게 될까 봐 완급조절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시대가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내 모습을 솔직히 보여주려고 한다. 고정된 이미지에 갇히거나 어떤 이미지를 만들기보다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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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올빼미’ 관련된 공식석상에서 자신을 “게으르다”고 소개한 바 있다. 무슨 의미일까? 류준열은 “게으르다고 해서 열심히 일을 안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너무 부지런하게 잘하려고 하면 결과가 별로더라. 그래서 즐기려고 한다”고 숨은 뜻을 전했다.

“촬영 전에는 대본을 열심히 보고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대본을 잘 안본다. 그럼 나는 게으른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했는데….앞서 너무 잘하려고 하면 결과가 별로였기에 이젠 즐기려고 한다. 연기가 안 풀리면 그냥 책을 덮는 식으로 일했다.”

반면 취미로 하는 사진 작업은 안풀릴수록 ‘무거운 엉덩이’ 전략을 펼쳤다. 류준열은 지난 2020년 개인전 ‘류준열 :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를 열었다. 지금은 아트선재선터에서 열리는 ‘서울 웨더 스테이션(Seoul Weather Station)’에 참여했다.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제안으로 사진 연작 ‘무제’를 전시 중이다. 국내 최초의 근대식 시멘트 공장이자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인 쌍용양회 문경 공장의 ‘과거’를 렌즈에 담았다.

그는 이날 자신이 참여한 사진전을 적극 홍보하면서 "인터뷰 장소와 사진전 하는 곳이 아주 가깝더라"며 "귀가하는 길에 짬을 내 한번 들러봐달라"고 권했다.

그가 찍은 사진은 멀리서 보면 그림처럼 보였다. 쨍하게 맑게 찍힌 피사체를 보면서, 자신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류준열의 말이 떠올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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