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김여진 “‘감빵생활’ 애청자, 女버전 있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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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8.한남동 블루스퀘어 북카페. 연극 ‘리차드3세’ 배우 김여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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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8.한남동 블루스퀘어 북카페. 연극 ‘리차드3세’ 배우 김여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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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8.한남동 블루스퀘어 북카페. 연극 ‘리차드3세’ 배우 김여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데뷔 22년차 배우 김여진(46)이 브라운관 속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가 적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연극 ‘리차드3세’의 엘리자베스 역할을 맡은 김여진은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터뷰를 갖고 6년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소감을 전했다.

김여진은 긴 공백을 깨고 6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왔다. 극 중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의 경쟁구도를 팽팽히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 역으로 열연한다.

김여진은 "6년 만에 연극을 한다. 6년 전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만삭일 때 했다. 지금 굉장히 스스로 무척 기대가 되고, 내가 어느 정도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로 방송에서 바스트 연기를 하다가 (연극을 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우리 나라 사극은 할 수 있지만 15세기 왕비의 역할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스스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6년만에 다시 연극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김여진은 "아이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가장 긴 것이 연극이다. 그게 연극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이제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하다 보면 때때로 한계, 어쩔 수 없이 매너리즘이 온다. 연기한지 22년이 됐다. 역할 변화를 주더라도 그게 그거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무대를 설 때만큼 진지하게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다. 드라마는 그날 받아서 그날 연기를 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최소치이고, 연극은 토씨 하나, 손짓 하나까지 다 연구하고 고치는 과정이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다.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리차드3세’와 어떤 차별점이 있냐는 물음에 "배우가 다른게 가장 크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수없이 작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이번에도 연습을 하면서 대사 한 줄, 억양 등이 조금씩 수정되면서 완성되고 있는데 작은 것 하나에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진행이 되더라. 매일 할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고 답했다.

이번 ‘리차드3세’는 원캐스트로 진행된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아닌 한 배역을 오로지 한 명의 배우만이 담당한다. 김여진은 원캐스트 질문에 과거 데뷔시절을 떠올렸다.

김여진은 "부끄러운 이야기이기도 한데 나는 연기과 출신도 아니고, 우연한 기회에 연극무대에 서게 된 사람이다. 훈련도 연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갔다. 그때 연극을 보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혼자 대충 깨우친 것들로 연기했던 적이다. 그때 생각하면 죄송하고, 또 아찔하다. 그때 내가 원캐스트였는데 결과적으로는 나의 저력이 된 것 같다. 부상이 생겨도,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으면서 연극에 올랐다. 그 자신감으로 20년을 먹고 살게 하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연극무대가 주는 떨림은 여전히 김여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김여진은 "다시 무대로 돌아와서 더 떨리고 긴장되는 것은 있다. 한편으로는 그전에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관객은 요만큼도 속일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대사만 잘하면 잘 했나봐 하는데 20년동안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무대에서 실수를 하거나 균일하지 않거나 그게 용납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평소 김여진의 일상 이야기가 나오자 드라마가 화제에 올랐다. 김여진은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깊게 보는 ‘덕후’기질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tvN ‘비밀의 숲’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며 ‘공유앓이’를 잠시 했다고 말하기도.

김여진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연극) 연습 때문에 잘 못보기는 하는데 다시보기라도 해서 본다.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또 ‘마녀의 법정’도 재미있었다. 시청자일 때는 몰입해서 엄청 재미있게 본다"고 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부재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남자에 비해서 여자배우들은 기회가 많이 없다. 여자 캐릭터가 많이 나오면 재미가 없나 생각도 한다. 나도 그렇고, 여자배우가 후배들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꼭 주인공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조연이어도 주체적으로 다양한 면이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별로 없다. 주로 남자 캐릭터가 좋아하는 여자, 싫어하는 여자 등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감빵생활’을 예로 들며 "여자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자들이 드라마를 많이 보다 보니 남자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다. 나 역시 남자 배우 캐릭터에 이입을 해서 ‘멋지다’면서 보지 않나.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여자가 주인공이어도 뒤로 밀리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했다.

김여진이 최근에 출연한 ‘마녀의 법정’은 그런 면에서 더욱 애착이 가는 드라마다. 김여진은 "여자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작품을 처음 경험한 것 같다. 애착이 굉장히 많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정)려원이도 정말 잘 해줘서 고맙고 너무 예쁘다. 작가님이 마이듬이 변질되지 않고 캐릭터를 유지한 것이 정말 좋았다. 동료 배우들하고도 좋았다"고 했다.

김여진이 출연하는 ‘리차드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며, 그가 탄생시킨 수 많은 캐릭터 중 가장 매력적인 악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곱추로 태어났지만 뒤어난 권모술수와 총명한 식견을 지녔던 요크가 비운의 마지막 왕 ‘리차드3세’의 욕망을 향한 광기 어린 폭주를 그린 연극이다. 오는 2월 6일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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