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0년을 기다린 김선태 감독의 두 번째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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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와 김선태 감독. /뉴스1 DB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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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김선태 감독.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무려 20년만이다. 20년 전 선수로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김선태 감독이 감독으로 맞는 두 번째 올림픽은 ‘해피앤딩’이 되길 바라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대표팀은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남북 공동 입장의 역사적 순간이 함께했던 개회식도 거른 채 훈련에만 집중했다. 남자 1500m에는 임효준(22·한국체대), 황대헌(19·부흥고), 서이라(26·화성시청)가 출격한다.

훈련 뒤 만난 김선태 감독은 "남자 1500m가 첫 주자라는 부담도 있지만 괜찮다. 첫 경기인데다 우리 주종목이기 때문에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무엇보다 선수들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부는 선수들 간 실력차가 크지 않은 편이라 쉽사리 예측을 하기 어렵다. 김 감독도 "조편성 운 등 변수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세 명 다 결승에 올라가 1, 2, 3등을 했으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멋지게 레이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은 김 감독 개인에게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무대다. 그는 현역 시절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추천선수로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표선발전에서 당한 무릎 부상 덕에 벤치에 앉아 김동성 등의 금메달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일찍 현역 생활을 마감한 김 감독은 돌고돌아 2014년 쇼트트랙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소치 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이 ‘노메달’의 수모를 당한 지 3개월 후의 일이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사실 부담도 컸다.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훈련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나를 믿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은 워낙 기량이 좋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분만 잘 잡아주고 동기부여만 해주면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바닥’을 친 뒤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아직 정점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김 감독은 이번 올림픽이 그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대표팀이 ‘역대 최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시기를 지나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을 기다린 무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면 기분은 어떨까. 김 감독은 "아직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는 모른다. 경기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누구나 좋은 상상을 하면서 나가지 않을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꿈만 같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언제나 국민들이 우리 쇼트트랙을 사랑해주시는 걸 느낀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많은 분들이 우리 선수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선수들에게 기억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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