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서지혜 “데뷔한 지 15년, 악으로 깡으로 버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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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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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극본 김인영, 연출 한상우)의 신 스틸러는 단연코 서지혜다. 서지혜는 과거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불로불사의 삶을 사는 악녀 샤론으로 분했다. 매혹적이면서도 서늘하고, 악하지만 어딘가 짠한 샤론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흑기사’를 샤론이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배우 서지혜가 있었다. 서지혜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인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빚어냈다. 서지혜 덕분에 샤론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

서지혜는 ‘흑기사’를 통해 연기력과 매력을 칭찬받았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극찬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대본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웃었다. 서지혜가 샤론에 빙의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캐릭터 분석 덕분이었다. 서지혜는 샤론이 단순한 악녀가 아니라며 인물을 심도 있게 관찰했다. 워낙 복잡한 캐릭터이기에 한상우 PD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샤론을 완성해갔다. 서지혜는 연기 칭찬이 노력에 대한 보상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서지혜는 ‘흑기사’를 인생작으로 한정 짓고 싶어 하진 않았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며 한계를 두는 것을 경계했다. 서지혜의 연기 욕심은 대단했다. 앞으로는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코믹 연기나 액션 연기를 소화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는 서지혜에게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도 ‘열일’하며 달려가고 싶다는 배우 서지혜를 13일 한남동 에타에서 뉴스1이 만났다.

(인터뷰②에 이어)

Q. 지난 2003년 데뷔해 연기를 한지 15년이 됐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어떤가.

"15년 동안 한 길을 걸으며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실제로 20대 중반에는 ‘내가 연기를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년 정도 쉬었다. 그때 마음을 다 잡고 20대 후반부터는 열심히 달려왔다. 올해 35세가 됐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힘들다고 칭얼댈 나이는 아니더라. 내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됐다는 걸 깨달아서 더 열심히 버티고 깊게 연기하자는 마음이다.

Q. 슬럼프는 어떻게 이겨냈나. 힘들 때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했다. 학교도 다니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여기저기 고민도 털어놓고 조언도 구했다. 그러다 보니 버티는 게 답이라는 결론이 났다. 연기를 그만두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아무것도 없더라. 무조건 버티자고 해서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또 스스로 자아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Q. ‘흑기사’ 샤론처럼 무언가에 집착했던 적이 있나.

"없다. 솔직히 250년 동안 어떻게 한 남자만 사랑할 수 있는지 납득이 안 갔다.(웃음) 그런데 어떻게 보면 250년 동안 늙지 않는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람들에게 정도 안 줬을 것 같다. 그러면 수호한테 집착을 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서야 샤론을 이해했다."

Q. 실제로 연애를 할 때 집착하는 스타일인가.

"아니다. 나는 방목하는 스타일이다. 20대 때는 집착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게 없어졌다. 그런데 사실 모르겠다. 연애를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이제 내가 어떻게 연애할지 나도 궁금하다. 친구들도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날지 궁금하다고 한다. 연애할 준비는 항상 돼 있다."

Q. 꿈꾸는 이상형 혹은 배우자의 조건이 있나.

"친구 같은 편안한 사람이 좋다.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고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자연스럽게 내 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분을 만나고 싶다. 배우자는 나를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한다."

Q. 과거에 뷰티 프로그램 MC를 하기도 했는데 연기가 아닌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내가 예능 울렁증이 있었다. ‘예능에 나가면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다 ‘런닝맨’에 나갔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뷰티 프로그램도 하게 된 거다. 연기로는 보여주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예능에서 그럴 수 있었다. 언젠가 섭외가 온다면 또 해보고 싶다."

Q. 어떤 칭찬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가.

"연기자이다 보니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 예쁘다는 칭찬보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칭찬이 고맙다. 배우는 연기를 했을 때 예뻐 보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이번에 ‘흑기사’를 할 때 지인들이 캐릭터가 잘 맞는다고, 작품 재미있다고 칭찬을 해줘서 뿌듯했다."

Q. 성격이 밝은 편인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 꽃꽂이, 십자수를 할 것 같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웃음)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인 편이다. 그런 에너지들이 나를 젊게 하는 것 같다. 이 에너지가 좋다."

Q. 연기를 15년 동안 했다. 1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10년, 20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막연하게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는 1년 계획만 세우고 있다. 먼 미래를 생각하면 놓치고 가는 게 많더라.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면 1년, 10년이 쌓이는 것 같다. 현재를 즐기고 열심히 살자는 마음이다."

Q.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일단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뒤 좋은 작품을 만나서 ‘열일’하려고 한다. 올해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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