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깨졌고, 초라해졌고, 성장했다” ‘돈꽃’ 박세영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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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세영에게 MBC 토요드라마 ‘돈꽃'(극본 이명희 / 연출 김희원) 또 다른 난관이었다. 그가 맡은 나모현은 중학교 기간제 교사이자 환경운동가인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인 나기철(박지일 분) 의원의 딸로, ‘돈꽃’에서 두 남자를 만나 가장 급변하는 삶과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운명 같은 사랑을 꿈꿀 정도로 순수했던 여자가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맞이하게 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고 장혁과 이미숙, 이순재 등 쟁쟁한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그런 과정을 지나치면서 박세영은 "스스로가 초라해보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돈꽃’은 20회에서 20%대 시청률을 돌파했고 마지막회가 23.9%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세영 역시도 ‘돈꽃’의 뜻밖의 큰 성공을 이뤄낸 주역 중 한 명으로 호평을 받았다. ‘돈꽃’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 나모현으로 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캐릭터에 몰입했고 연기에 대해 고민했기에 그 성과는 스스로에게도 값진 결과로 남았다. 연기 고수들과 함께 호흡했던 순간마다 한계를 경험했지만 배우로서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돈꽃’이 얻은 성과 그 이상으로 의미있는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셈이다.

박세영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돈꽃’을 하면서 스스로 정말 많이 깨졌다"면서 "선배님들 앞에 서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았지만 두렵고 떨렸다. 프로 앞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촬영하는 몇 개월 내내 스스로 한계도 경험했고 그 안에서 힘들었지만 동시에 성장도 경험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든 ‘촬영장에 갈 때마다 이런 마음을 갖고 해야겠구나’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난 이제 시작하는 거구나’라는 것도 알게 됐다. 물론 이제까지 해온 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연기에 대한 마음이 이제부터 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돈꽃’의 나모현을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그토록 힘들었을까. 박세영은 "처음 감독님과 미팅할 때도 나모현이라는 캐릭터가 제일 어려울 거라고 하시더라. 가장 변화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나모현이 갖고 살아온 신념과 이념, 사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하나하나 깨진다. 남자에 이어 아빠, 강필주(장혁 분)에 대한 생각과 믿음이 점차 깨지지 않나. 그 과정을 연기하기 쉽지 않다는 걸 각오도 했고 욕심을 내보기도 했는데 역시 해보니 생각 보다 더 쉽지 않더라. 선배님들 앞에 서니까 초라해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감사하게도 선배님들께서 제가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잘 받아주셨다. 그런 배려 덕분에 드라마에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나모현이 평생을 쌓아온 확고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박세영도 허탈감을 함께 느끼게 됐고 캐릭터에 많은 감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왜 여태 이렇게 믿고 살았을까’라는 감정에 몰입하다 보니 삶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감정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도 가족도 인생도 거짓이면 왜 이렇게 사나 싶더라"고 밝힌 것. 이어 박세영은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자연 같은 사람이라는 나모현에게 끌렸다"면서 "점차 그 자연이 훼손되며 변화되는 나모현이 흥미롭기도 했다. 또 선배님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앙상블을 잘 이뤄낼 수 있을까 스스로 궁금하기도 했고, 처음 뵌 여자 감독님도 궁금했다. 만난지 한 시간 반 만에 제 인생 얘기를 미팅에서 다 털어놓을 수 있는 감독님이라면 더 마음을 열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돌이켰다.

‘돈꽃’은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가 담겼지만 ‘웰메이드 막장극’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배우로서 우려되는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어떤 작품이든 표현의 차이로 다른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그였다. 나모현이 남편인 장부천(장승조 분)과 그의 옛 애인이자 내연녀인 윤서원(한소희 분) 사이에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흑화하게 되지만 직접적으로 복수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 의문을 품는 시청자들도 더러 있었다. 이에 대해 박세영은 "모현이는 복수할 생각이 없던 캐릭터"라면서 "모현이는 청아그룹의 사람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받은 상처를 되갚아 주겠다거나 복수를 결심하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한 삶, 그리고 남을 더 생각하던 캐릭터다. 또 강필주 앞에서 모든 게 자기 탓이라며 자기 뺨을 때리는데 그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극 중 모현이가 자랑스러웠고 스스로도 모현이에게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장혁과는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이후 두 번째로 만나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박세영은 "두 번째 만남이 많이 편했다"며 "’뷰티풀 마인드’ 때 선배님과의 기억이 너무 좋았다. 선배님이 제게 많이 맞춰주시지 않았다면 그렇게 연기할 수 없었을 것 같다. 배려해주시고 소통해주셔서 그런 느낌의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그런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장혁이 자신에게 ‘모범생 같은 배우’라고 칭찬한 데 대해 "제가 엄청난 재능을 갖고 있는 배우가 아니다 보니 노력하려 한 부분에 대해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 같다"며 "장혁 선배님은 제가 바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셨다. 저한테 맞춰서 말씀해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중시하시는 면에서 저 역시도 앞으로 그런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경력에도 여전히 철저히 분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월에 데뷔한 박세영은 올해로 벌써 데뷔 7년차 배우가 됐다. ‘학교2013’과 ‘기분 좋은 날’ ‘내 딸, 금사월’ ‘뷰티풀 마인드’ ‘귓속말’ 등에서 줄곧 주연을 맡아온 그는 "연기는 늘 매순간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끼와 재능이 있는 배우가 아니지만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재미를 느끼면서 욕심도 커지지만 하면 할수록 힘들더라"고 털어놓은 것. 그런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는 "캐릭터로 보이는 배우"라고 한다. 박세영은 "배우를 시작할 때부터 욕심은 하나였다. ‘작품을 봤을 때 박세영이라는 배우 보다 캐릭터가 보인다’는 반응을 듣고 싶었다"며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라고 놀라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진지한 드라마를 많이 해왔는데 앞으로도 엉뚱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도 하고 싶지만 깊은 내면을 가볍지 않게 표현해내는 현실적인 드라마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한 것. 지난해 일주일도 쉬지 못했다면서도 연기 욕심을 내비친 그였지만 어느새 벌써 다음 작품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돈꽃’ 이후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낼 그의 다음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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