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웅 넘은 윤성빈 “두쿠르스 보면서 마음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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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스켈레톤 윤성빈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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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4차 주행을 마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두쿠르스는 이날 4위에 그쳤다. 2018.2.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평창=뉴스1) 임성일 기자 = 자신의 우상이었고 또 목표였던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뛰어넘던 순간 윤성빈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당연히 금메달을 땄으니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그(두쿠르스)가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고백을 전했다.

민족의 대명절이던 설날(16일)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윤성빈(스켈레톤 남자 1인승 금메달리스트)이 21일 오전 평창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법 시간이 지났으나 윤성빈은 "아직까지도 메달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았다"면서 "원하는 목표를 한 치의 오차 없이 달성했다.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가 해야할 일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고, 이제는 다른 선수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응원을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성빈은 우승 직후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대기실에서의 일화를 전해주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됐던 두쿠르스와의 에피소드였다.

사실 두쿠르스는 라이벌이라는 표현 이전 윤성빈이 넘어야할 벽이었다. 하지만 두쿠르스의 올림픽 무관 징크스는 평창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1~4차레이스 합계 3분22초31의 기록으로 최종 4위에 그쳤다. 세계선수권 우승 5회, 유럽선수권 정상을 9차례나 차지했을 정도로 이견이 없는 최강자였으나 또 다시 올림픽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윤성빈은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두쿠르스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그렇게 기쁜 마음만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연히 난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두쿠르스도 하나의 메달은 따길 바랐다"고 전한 뒤 "그런데 실패했고 대기실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더라. 나의 우상이 그러고 있으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 윤성빈의 모습에 외려 두쿠르스가 먼저 다가왔다.

윤성빈은 "두쿠르스가 먼저 날 축하해주더라. 축하받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러면서 또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계속해서 만감이 교차했음을 피력한 뒤 "따로 두쿠르스를 찾아가 미안하다 했는데, 그 선수는 역시 대인배였다. 나보러 이 상황을 즐기라고 조언해줬다"면서 승부 이면의 뜨거운 우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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