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바늘 찌르는 최강희 감독 “퍼거슨 영감, 참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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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전북 최강희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2018.2.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다른 팀 감독 입장에서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부러운 사람이다. 이재성, 이동국, 김신욱, 최철순, 이승기, 김진수, 신형민, 로페즈 등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이 그대로 있으면서 동시에 아드리아노, 티아고, 손준호, 홍정호 등이 가세했다. 자원이 풍족하니 상황과 상대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다른 팀이라면 에이스로 활약할 이들이 출전시간을 걱정해야할 수준이다.

전북의 현재 화려함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이 팀에 처음 부임하던 2005년 여름만 하더라도 전북현대는 지방의 그저 그런 팀이었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들이 더 많았고, 전주성은 관중보다 빈 의자가 훨씬 많았다.

그랬던 팀이 이제는 다관왕을 노리고 평균관중 2만명을 노리는 K리그 선도 클럽이 됐다. 10여년 넘게 꾸준하게 투자했던 과거를 생각한다면, 그 노력의 중심에 있던 최강희 감독의 공을 생각한다면 누려도 좋을 행복이다. 그렇다고 최 감독이 마냥 편하진 않다. 상황이 바뀌면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고민이 나오는 법이다.

올해도 전북의 지향점은 가장 높은 곳에 맞닿아 있다. 참가하는 대회 모두(정규리그+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FA컵)를 바라보고 있는데 특히 K리그1 2연패와 ACL 정상탈환(2016년 우승)은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다.

사실 다관왕은 내부의 목표이면서 외부의 기대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최강희 감독은 "여기에 와서 보니 우리가 1위를 노린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라면서 "전북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전북은 우승을 노려야하고, 좋은 축구를 펼쳐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너무도 당연히 ‘우승은 전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니 부담스러운 입장이기도 하다. 모두들 ‘타도 전북’을 외치니 자리를 수성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다. 게다 상대팀 감독들은 모조리 후배들이다. 이제는 제자들까지도 감독(K리그2)이 됐다.

최 감독은 "아산 박동혁 감독 같은 경우는 내가 전북에 부임했을 때 선수로 있었다"고 말한 뒤 "지도자들이 너무 어려지는 것 같다. 젊은 지도자와 노련한 지도자가 좀 섞여 있는 것이 좋은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 비슷한 연배가 없으니 나도 이제 물러나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 젊은 지도자들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최강희 감독은 부단하게 자기 자신을 채찍질한다고 전했다.

그는 "퍼거슨 감독(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나 벵거 감독(아스널)의 책을 자주 읽는데, 늘 느끼는 게 많다. 특히 퍼거슨 영감님은 볼수록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면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어쩌면 그렇게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을 동기부여 시켰는지 궁금하다. 상당히 힘든 일이다. 나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물러나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게 스스로를 향해서도 바늘을 찌르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정규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ACL도 조 1위로 조별예선을 마무리하는 게 필요하다. 오는 6월, 월드컵 브레이크가 오는 까닭이다. 전북은 가장 많은 선수를 대표팀에 내줘야하는 팀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 김신욱, 김진수는 확실한 것 아닌가? 김민재도 그렇고"라면서 입맛을 다셨다. 이어 "더 데려갈 수도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더 줄여서 말하는 것"이라며 적잖은 누수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장시간 팀을 비우고 또 에너지를 쓰고 오는 것을 반가워할 클럽 지도자는 없다. 심지어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타격이 크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괜찮다. 중요한 해 아닌가. (대표팀에서)부르면 기꺼이 가는 게 맞다"면서 "그래서 승점을 벌어 놓을 수 있을 때 벌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핑계대지 않고 처음부터 고삐를 당길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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