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 기자가 만난 사람]軍복무 마치고 투어 복귀..프로골퍼 장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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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군 복무를 마친 뒤 2년여만에 투어에 복귀하는 장동규. 국내외에서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는 그는 올 시즌 한국과 일본투어를 오가며 분주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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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전지훈련서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장동규.


"일본에 이어 미국에도 진출해 최경주, 김종덕 선배님처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달 군복무를 마치고 투어 복귀를 준비중인 프로골퍼 장동규(30)의 목표다. 장동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강한 선수다. 결정적 순간에 두 차례 우승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2008년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그는 3년여간 국내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2012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2014년 JGTO투어 미즈노오픈에서 마침내 프로 데뷔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우승 보너스로 그 해에 꿈에 그리던 ‘디오픈’ 무대를 밟기도 했다.

일본과 국내 투어를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던 그는 2015년에는 국내 메이저대회서 생애 두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PGA선수권대회에서였다. 당시 그가 기록한 우승 스코어는 24언더파 264타. 이는 2002년 한국오픈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세운 KPGA코리안투어 72홀 최다언더파(23언더파) 기록을 1타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물론 그 기록은 2016년 이형준(26)이 2타 경신한데 이어 작년에 장이근(25.신한금융그룹)이 또 다시 2타를 더 줄여 폐기된 기록이 됐지만 그가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엔 충분했다.

2년간 절정의 샷감을 자랑하던 장동규는 2016년 1월 갑자기 군에 입대하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갔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솔직히 8년간 투어를 뛰면서 지쳐 있던 시기였다. 시합을 나가면 재미를 느끼기보다 힘들기만 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고 서둘러 군입대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꼭 1승 이상을 거둬 팬들에게 ‘장동규가 돌아왔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군 복무 기간에는 골프채를 전혀 잡지 못했다. 처음에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골프에 대한 간절함과 그리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군 복무 기간은 스스로가 골프에 대한 애정과 욕심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골프를 쳐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 됐다.

그는 전역하자마자 1개월간 일정으로 태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비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고 스승인 김주형 프로와 함께 어프로치, 벙커샷 등 기본적인 테크닉을 연마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전에 리딩에지로 했던 쇼트 어프로치를 이번 전훈서 바운스로 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효과 만점이다. 드라이버샷 비거리도 10~20야드 가량 늘어 대만족이다. 그는 "벌써부터 개막전이 기다려진다"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낸다. 장동규는 오는 4월 12일 개막하는 JGTO투어 도켄홈메이트 대회를 통해 투어 복귀전을 치른다.

올 시즌 목표는 국내와 일본에서 1승씩 올리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KPGA코리안투어 72홀 최다언더파 기록을 되찾아오는 것도 내심 욕심 내고 있다. 장동규는 "기록이 깨졌다는 소식을 부대 안에서 접하고 나서 아쉬움이 상당히 컸다"며 "13년만에 새로 작성한 기록이라 한 동안 안깨질 줄 알았다.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 갖고 있었던 기록이 그것밖에 없어 나름 강한 집착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라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장동규는 "군 생활을 마치고 투어에 돌아가면 ‘다시 예전처럼 골프를 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종종 했고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군 전역 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얻었다. 올해 세운 목표를 꼭 이뤄내겠다. 기회가 온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군생활중 발병했던 추간판 탈출로 인한 허리 부상도 호전돼 고무적이다. 그는 "운동과 교정, 치료를 병행하면서 X레이 상으로는 정상인들보다 오히려 건강하다는 판정이 나왔다"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친구인 프로골퍼 김대현을 비롯해 지난 겨울에 많은 동료들이 결혼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묻자 그는 "올해 유난히 많은 동료들이 결혼했다"며 "심리적 안정을 위해 결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당장은 결혼보다는 골프에 더 전념할 생각이다. 결혼은 30대 중반 쯤에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동규는 국내 프로골퍼 중에서 몇 안되는 ‘남아공 유학파’다. 그는 남아공과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 장익순씨(61)의 권유로 중학교 3학년 때 남아공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골프 환경이 좋은데다 골프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남아공에서 선진 골프를 배우고 돌아온 그는 2004년 하반기 고등학생 신분으로 세미 프로 테스트에 응시해 합격하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06년 KPGA투어 정회원 자격까지 획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프로에 데뷔해서는 한동안 아버지가 이른바 ‘대디 캐디’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하던 사업보다는 아들이 투어에서 성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서인지 장동규는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유난히 애틋하다. 그는 "선수권대회 우승하고나서 부모님께서 한동안 대회 녹화영상을 보는 것을 즐겼다. 그래서 한번은 ‘지겹지 않으시냐’고 여쭈었더니 ‘이것만큼 좋은 영화가 어디 있느냐’며 즐거워하시더라"면서 "더욱 노력해서 더 좋은 결과로 은혜에 보답하겠다. 그래서 늘 행복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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