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 등 조선 중·후기 서화가 4명 작품 보물로 첫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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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필 삼청첩.(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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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 중 야묘도추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서화·전적·불화 등 9건 보물 지정예고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23일 ‘이정 필 삼청첩’ 등 조선 중·후기 서화가들의 작품 6건과 전적(典籍), 불화 등 3건을 포함해 총 9건을 보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협력해 그동안 국가지정에서 소외됐던 조선시대 서화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가치를 재평가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화 6건 중 추사 김정희를 제외한 이정, 이징, 심사정, 김득신의 작품은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정 필 삼청첩'(李霆 筆 三淸帖)은 조선 시대 묵죽화를 대표하는 탄은 이정(1554~1626)의 작품으로 그가 중년에 이른 시점인 1594년(선조 27년) 12월 12일 충남 공주에서 그린 것이다. 조선 시대 사군자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작품이자 조선 시대 최고의 묵죽화가 이정의 수준 높은 필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징 필 산수화조도첩'(李澄 筆 山水花鳥圖帖)은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화가 허주 이징(1581년~미상)의 그림을 모은 첩으로 이식(1584~1647년), 이명한(1595~1645년) 등 당대 유명 문인들의 시문 37점이 함께 수록돼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서화 합벽첩(合璧帖)이다.

‘심사정 필 촉잔도권'(沈師正 筆 蜀棧圖卷)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화가 현재 심사정(1707~1769년)이 죽기 1년 전인 1768년 8월에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촉도난'(蜀道難)을 주제로 촉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대규모 산수화이다. 심사정이 평생에 걸쳐 이룩한 자신의 모든 화법(畵法)을 집성해 8m에 이르는 화면 위에 완성한 작품이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金得臣 筆 風俗圖 畵帖)은 조선 후기 화가 긍재 김득신(1754~1822년)이 그린 풍속도 8점으로 이루어진 화첩이다. 본관이 개성인 김득신은 백부 김응환, 동생 김석신, 아들 김하종으로 이어진 18세기 이름난 직업화가(화원) 가문 출신이다.

‘김정희 필 서원교필결후'(金正喜 筆 書員嶠筆訣後)는 추사 김정희(1786~1856년)가 조선 후기 서예가 이광사(1705~1777)가 쓴 ‘서결·전편’의 자서(自序)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한 글을 행서로 쓴 것이다. 서원교필결후는 김정희 서예이론의 핵심을 담고 있는 글이자 조형성이 뛰어난 추사체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김정희 필 난맹첩'(金正喜 筆 蘭盟帖)은 묵란화 16점과 글씨 7점을 수록한 서화첩으로, 김정희의 전담 장황사(粧䌙師, 표구장인) 유명훈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감지은니 범망경보살계품'(紺紙銀泥梵網經菩薩戒品)은 보살이 갖춰야할 마음의 자세와 실천덕목을 담은 경전으로, 14~15세기에 활동한 승려 대연이 주도해 만들었다. 이 경전은 조선 시대에는 드문 형태의 사경(寫經·불교 경전을 필사한 것)이라는 점, 수준 높은 변상도(變相圖·경전의 내용이나 교리 등을 형상화한 그림)를 갖춘 점, 한국 불교 계율의 기초가 성립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 등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송조표전총류 권6~11′(宋朝表箋總類 卷6~11)는 왕실의례에서 국왕에게 올리는 표문(表文)과 전문(箋文)의 작성에 참고하기 위해 송나라의 표전 중 모범이 될 만한 내용을 모아 놓은 참고용 책으로 1403년(태종 3년)에 편찬됐다. 1403년에 주조된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로 인쇄한 것으로 현존하는 사례가 매우 드물다.

‘대곡사명 감로왕도'(大谷寺銘 甘露王圖)는 1764년 불화승 치상(雉翔)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화승이 참여해 그린 것으로 화기(畵記)가 일부 손상됐지만 ‘대곡사'(大谷寺)라는 문구를 통해 원래 경상북도 의성 대곡사에 봉안(奉安)됐던 불화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이정 필 삼청첩 등 9건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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