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기적’ 여자축구, 요르단 건너 프랑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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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이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29일 출국한다. 내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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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여자 축구 대표팀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3.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여자아시안컵 위해 29일 출국…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티켓 걸려

(파주=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해 4월, 한국 여자축구는 ‘평양의 기적’을 일궈냈다. ‘평양의 기적’이란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이 북한 평양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올라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 것을 일컫는 표현이다.

여자축구 강국인 북한과 한조에 묶인 것도 부담스러운데 낯선 평양에서 경기를 펼쳐야했으니 전망은 어두웠다. 한국 여자축구는 당시 대회 전까지 북한과 17번 격돌해 1승2무14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5개 팀이 풀리그를 치러 우승팀만 본선티켓을 얻는 방식이었으니 북한의 진출을 예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강한 정신력으로 호랑이굴에서 탈출했다.

인도와의 1차전에서 10-0 대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한국은 2017년 4월7일 김일성경기장에서 펼쳐진 북한과의 대결에서 한골을 먼저 내주고도 끝내 동점을 만들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 3차전에서 홍콩을 6-0으로 제압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4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하면서 당당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3승1무로 북한과 함께 나란히 승점 10점을 획득한 한국은 골득실(+20)에서 북한(+17)에 앞서서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오는 4월 요르단에서 진행되는 AFC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월드컵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돌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내년 프랑스에서 펼쳐지는 2019 FIFA 여자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그때 평양의 기적이 없었다면, 2018년과 2019년 한국 여자축구는 어두운 터널을 지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직 어려운 고비는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이 무렵 평양으로 향할 때의 다부진 각오가 있다면, 못해낼 과제도 없다.

대회는 다음달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지며 윤덕여호는 29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 대회를 위해 대표팀은 지난 15일부터 파주NFC에서 담금질을 실시해왔다. 그리고 27일 오후 남자고등학교팀(능곡고)와의 연습경기(3-0 승)를 통해 국내 훈련을 마무리했다.

요르단 여자아시안컵에는 총 8개팀이 참가하는데 월드컵 티켓은 상위 5개 팀에게 주어진다. ‘8팀 중 5위까지’라는 조건만 보면 쉬운 관문으로 판단될 수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일본, 호주, 베트남과 B조에 묶였는데 호주와 일본의 전력이 뛰어나 2위 이상을 장담키 어렵다. 3위에 올라도 가능성이 살아있으나 5-6위전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한국은 4월7일 호주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 13일 베트남과 차례로 맞붙는다. 역시 관건은 호주와의 첫 경기다.

이날 파주에서 만난 윤덕여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경기는 역시 호주와의 1차전이다. 호주는 힘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득점력도 갖췄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강한 팀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호주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해야한다는 각오로 많이 연구했다. 경기장에서 상대의 장점을 봉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호주전에서 포인트를 획득한다면 상승세를 탈 수 있으나 어긋난 결과가 나온다면 이후 일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1차전 일본과의 대결에서 잘 싸웠으나 2-3으로 패해 맥이 빠졌고 때문에 이후 북한(0-1)과 중국(1-3)에게 모두 무릎을 꿇으면서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쉽지는 않은 일이나 1년 전을 생각하면 불가능도 없다. 윤 감독은 "당시 북한에서 정말 힘든 과정을 통과하면서 본선에 가게 됐다. 그때 평양에서의 결과가 없었다면 나도 팀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뒤 "우리 선수들과 함께 그때의 어려움을 뒤돌아보고 정신력을 다졌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이 낫다.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출전해 조별예선을 1승1무1패로 마치고 16강에 오른 바 있다. 비록 16강에서 프랑스에게 0-3 완패하며 중도하차 했으나 당시의 경험은 한국 여자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요르단 아시안컵을 통과해 프랑스행 티켓을 거머쥔다면 또 한 번의 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도태는 불가피하다. 한국 여자축구에 있어 아주 중요한 무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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