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를 모아 잘 정리할 시간… 유럽 2연전 무엇을 남겼나

0
201803281450050632.jpg

신태용호의 유럽 2연전은 2연패로 끝났으나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잘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201803281450062216.jpg

아쉬움이 남았으나 가능성도 남았다. 물음표를 잘 모아서 느낌표로 만들어야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신태용호의 유럽 원정 2연전은 2연패로 끝났다. 대표팀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역전패 당했고 28일 폴란드와의 대결에서는 2실점 후 2골을 따라잡으며 극적인 결과를 기대케 했으나 2-3으로 석패했다.

이로써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할 러시아 월드컵 최종엔트리 결정(5월 중순 예정) 전 마련된 평가전 일정을 모두 끝냈다.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번 2연전까지의 내용과 결과, 그 사이 펼쳐진 실험과 그에 따른 선수들의 평가를 종합해 최종 승선원을 확정해야한다.

신 감독의 결심을 돕는 마지막 발판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2연전은 중요했다. 따라서 2연패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팀 공히 한국보다 강한 전력의 팀이다. 북아일랜드는 FIFA 랭킹 24위고 폴란드는 6위며 한국은 59위다. 다 이기길 바랐다면 욕심이다. 본선에서 만날 강한 상대들(독일, 스웨덴, 멕시코)을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예방접종이었다.

졌으나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나름 가능성을 보았다. 한국은 5개월 전이던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러시아에 2-4, 모로코에 1-3으로 패했다. 그때에 비하면 상대의 수준은 높아졌는데 우리의 경기 내용은 좀 더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북아일랜드전에서의 선제골, 박주호의 정확한 침투패스를 권창훈이 수비 배후로 침투해 받아낸 뒤 득점을 성공시켰던 장면을 비롯해 준비한 움직임이 여러 차례 나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비록 오랜 고질병인 결정력 부족과 수비불안으로 결과를 얻진 못했으나 과정에서 기대감을 키운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이런 희망적인 요소들과 함께 ‘오답노트’를 최종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유럽 2연전은 불필요한 상처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 미련을 버릴 수 있는 잣대가 됐다.

북아일랜드전은 강호들을 상대하는 한국 축구 입장에서는 흔치 않은 선제골을 넣었고, 높은 점유율 속에서 경기를 주도하면서 유리하게 끌고 가고도 지켜내지 못했던 경기였다. 특히 후반 맹공을 퍼붓고도 추가득점에 실패한 것은 두고두고 씁쓸하다.

이길 수 있던 경기, 최소한 무승부로 생각했던 경기가 역전패로 끝났다. 월드컵 본선이었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내용이다.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결국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 단단하지 못한 한국 수비력으로는 잠시 잠깐 방심할 시 언제든 실점을 내줄 수 있다는 것 등 머리에 새겨야할 내용들이 많았다.

폴란드전은 더 냉정한 벽을 느끼게 했다. 특히 전반전은 월드컵 본선 시드 배정국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느끼게 했다. 경기 초반 한국은 사실상 5백을 펼치면서 마음먹고 웅크리고 내려앉았으나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37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4백으로 전환해 정상적인 운영을 펼쳤으나 또 추가실점을 허용했다.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수비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님이 입증됐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조된 플랜B는 그만큼 허술한 완성도를 보였고, 그런 임시방편으로는 정상급 공격력를 막아내기 힘들었다. 주된 전형인 4-4-2로 변경한 뒤 잠깐 경쟁력을 보이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필드 중앙에서 부실함이 드러났다. 허리가 휘청거리자 역습에 속수무책이었다.

손흥민의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것과 손흥민이 고립됐을 시 공격의 힘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 것도 소득이다. 상대가 집중견제 할 만큼 톱클래스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다만 좋은 자원은 잘 써야 효용성이 커진다.

폴란드전 초반에 손흥민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전형적인 타깃맨과는 거리가 있는 손흥민을 포스트에만 머물게 하면 팔다리를 스스로 묶어두는 격이다. 하지만 북아일랜드전과 폴란드전 후반처럼 2선으로 많이 움직이면서 동료들과 연계플레이가 가능해졌을 때는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을 코칭스태프도 느꼈을 것이다.

기성용이라는 컨트롤 타워의 유무에 따른 경기의 완급 조절 문제, 손흥민에게 수비가 집중될 시 그 대안이 되어야할 권창훈과 이재성의 결정력 보완 문제, 2연전을 통해 가치를 재입증한 박주호의 위치 문제 등 정리해야할 것들이 꽤 많다. 이제 물음표들을 모아 정리를 할 시간이다. 그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최대한 많이 바뀌어야 월드컵에서 겨뤄볼 만하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