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오피스’의 업무방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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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 풀밭에라도 누워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공상 속에서 낮잠을 즐기고 싶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일상에서는 공포심보다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영화 ‘오피스’는 반복되는 직장인들의 애환 속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익숙한 일상 속에 숨은 공포를 찾아냅니다.

주요 배경이 대기업 사무실인 작품 속에서, 형사 최종훈 팀장(박성웅 분)은 일가족을 망치로 살해한 김병국(배성우 분) 과장이 회사 건물로 들어 온 것 같다며 업무시간 후에 회사 건물을 수색하길 원하지만, 업무방해라는 이유로 수색을 거부당합니다. 이처럼 일가족을 망치로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서 영업시간 후에 회사 건물을 수색하는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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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허위사실은 객관적 진실과 다른 내용의 사실로서 과거, 현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입증이 가능한 미래의 사실도 포함되나 단순한 의견이나 가치판단은 제외됩니다. 내용의 전체 취지로 보아 중요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면 단지 세부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는 허위사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위계는 상대방의 착오, 부지를 이용하거나 기망, 유혹의 방법으로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일체의 행위로서 비밀로 행해지든 공공연히 행해지든 불문합니다. 위력이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지는 않지만 의사를 제압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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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죄에서 업무는 사람이 사회생활 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로서 반드시 경제적인 사무에 국한되지 않고, 보수 유무도 불문합니다. 업무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반드시 적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해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 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무면허 의료행위나 성매매업소 운영 등을 방해한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을 적용하면, 회사의 영업시간이 끝난 후 살인범을 찾기 위해서 회사 건물을 수색하는 것 자체가 허위 사실 유포, 위계, 위력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허락을 받고 살인범을 찾기 위한 수색을 하더라도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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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피스’의 배경처럼 직장인 모두가 오피스에 근무하지는 않지만, 같은 건물의 같은 층에 근무하는 사람들조차 서로가 눈으로 스칠 뿐 말 한마디 못 나누며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의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하나의 섬이 되어가 점점 더 외로워져만 갑니다.

기술의 발달로 대화의 수단은 빠르고 다양하게 증가해 가더라도, 대중 속에서 소외되어 가면서 쌓이는 외로움은 작품 속의 칼처럼 언제든지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날선 칼이 됩니다. 그러나 그 날선 칼날이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달을 보며 늑대가 울부짖는 것은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흘릴 눈물이 말랐기 때문이듯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눈빛조차 교환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은 외롭지 않아서가 아니라 눈빛과 마음을 건네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공포를 찾아내는 영화 ‘오피스’처럼 우리도 일상 속에서 마음속에 들어선 날선 칼날을 녹여줄 따뜻한 눈빛과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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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fn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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