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분에도 돌고래 같은 이동국, 나이에 현혹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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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지난 14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후반 46분, 멋진 헤딩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도 있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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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여전히 K리그에서 골을 가장 잘 넣는 공격수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이동국은, 자신이 전북현대의 주전 공격수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마냥 백업으로 분류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출전이 무조건 보장되진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준비했다.

시즌 개막 전 그는 "이제 전북에서는 누가 경기에 나갈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치열한 경쟁은 당연하다. 모든 선수들은 감독님이 필요로 해서 영입한 선수들"이라는 말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모든 선수들의 역할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나는 나의 임무와 역할에 맞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 다짐대로, 주어진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7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홀로 2골을 터뜨리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이동국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5분 자신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켜 팀에 리드를 안겼고 후반 추가시간 돌입 직후 머리로 추가골까지 터뜨리면서 전남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이동국은 헤딩 득점 이전, 후반 43분 또 한 번의 PK 찬스가 있었으나 골키퍼에게 막혀 체면을 구겼는데, ‘결자해지’ 추가골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동국이 올 시즌 풀타임을 뛴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 정규리그 포함, 이동국은 주로 교체로 필드를 밟았고 선발로 나서다가도 적당한 시점에 다른 선수와 교체돼 필드를 빠져나왔다.

사실 김신욱이나 아드리아노, 로페즈나 티아고 등 전북의 모든 선수들이 철저하게 시간을 배분받고 있다. 그래도 괜스레 이동국에게는 ‘체력’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아무래도 1979년생이라는 많은 나이에 대한 색안경이었다. 그러나 이동국은 전남전에서 뛰는 것에 전혀 문제없음을 입증했다.

이동국의 추가골이 나온 공식시간은 후반 46분. 경기 시작 후 91분을 지나는 시점이었는데 20대 동생들만큼, 이제 막 시작 휘슬이 울린 것처럼 탄력 넘쳤다.

이동국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이 올린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돌고래처럼 솟구친 뒤 머리로 방향을 바꿔놓아 추가득점을 성공시켰다. 박대한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손에 맞고 들어갈 정도로 슈팅 궤적과 스피드가 좋았고, 이동국을 마크하던 박광일이 튕겨져 나갔을 정도로 위치선정과 점프력이 위력적이었다.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슈팅이다.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ACL을 합쳐 총 12경기를 치렀다. 그중 이동국은 9경기에 출전했고, 무려 8골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4골 1도움, ACL 4골이다.

아직 7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이동국은 당당히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이동국과 함께 경쟁하는 이들은 모두 외국인 스트라이커. 말컹(경남·6골) 무고사(인천·5골) 주니오(울산·4골) 레오가말류(포항·4골) 제리치(강원·4골) 등 각 팀들이 믿고 맡기는 외국산 킬러 사이에 서른아홉 이동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운동선수의 나이가 많아지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나 적어도 지금 이동국은 그걸 걱정해야할 수준은 아닌 듯하다. 91분에도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돌고래처럼 솟구쳐 헤딩골을 만들어내는 이동국. 그의 나이에 현혹되면 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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