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탈출 양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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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뱅(프랑스)=정대균골프전문기자】"그동안 마음고생을 일거에 털어낼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2년여의 ‘무적(無籍)’ 신세를 벗게 된 양희영(26)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3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챔피언십 주간에 갑자기 계약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양희영을 3년간 후원하게 되는 기업은 샷시 전문회사인 PNS다. 구체적 계약조건은 양측 합의하에 발표되지 않았다. 계약으로 인한 상승효과 때문인지 양희영은 에비앙챔피언십서 공동 8위로 후원사의 후원에 화답했다.

양희영은 아마추어 신분이었던 만 16세 때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여자골프 최연소 우승 기록이었다. LPGA투어는 2008년 진출해 올해로 8년차다. LPGA투어 통산 우승은 2013년 KEB하나뱅크챔피언십과 올 혼다타일랜드LPGA 등 통산 2승이다. 커리어만으로는 충분히 실력이 검증된 선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013년 생애 첫 승을 거둔 이후에 후원이 끊겼다. 양희영은 "남들은 우승을 하면 없었던 후원사도 생긴다는데 없어지니까 처음에는 허무함마저 들더라. 그래서 2014년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다소 의기소침했던 게 사실"이라며 힘들었던 시기를 뒤돌아 보았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는 "’스폰서도 중요하지만 선수는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면 생길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더니 훨씬 편해졌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겨울 비시즌에 쉬면서 정신적으로 좀더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골프만큼 좋은 것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그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양희영은 투어에서 ‘에이미 양’으로 불린다. 그래서 종종 팬들로부터 호주 국적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국내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3년간 호주 유학 시기에 얻은 ‘에이미’라는 이름 때문이다. 이 이름은 호주 유학 당시 영어 선생님이 남들이 편안게 부를 수 있게 바꾸자고 해서 아무 의미없이 지어진 이름이다. 그런데 ‘왜 LPGA투어 리더보드에도 에이미냐’고 묻자 그는 "부르기 편하게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됐다"라고 말한다. 대신 투어 등록 명부에는 본명으로 기재돼 있다.

양희영은 ‘스마일 퀸’으로 통한다.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서글서글한 인상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강한 선수’보다는 ‘사람 좋은 선수’ 쪽에 더 가깝다. 그가 멘탈 측면을 더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하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양희영 또한 메이저대회 우승이 간절하다. 특히 올해를 포함해 두 차례의 US여자오픈서 준우승에 그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가장 우승하고 싶은 메이저대회가 US여자오픈이다. 그에게 이번 후원이 ‘스마일 퀸’에서 ‘메이저 퀸’으로 가는 메신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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