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탐정:더 비기닝’ 권상우 “세상과의 싸움에서 내가 이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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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상우가 ‘철없는 남편’이 돼 돌아왔다.

한동안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스크린관보다는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권상우가 영화 ‘통증’ 이후 만 4년 만에 스크린관으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그에 대한 기대와 걱정도 크지만, 추석을 앞두고 대작과 당당히 경쟁에 나선 만큼 자신감 또한 엿보인다.

영화 ‘탐정: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비공식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코믹범죄추리 영화다.

권상우가 연기한 강대만은 한때 경찰을 꿈꿨지만 현재는 만화방을 운영하며 아내에게 잡혀 사는 평범한 가장으로, 가장으로서의 역할보다 경찰서에 기웃거리며 추리에 목숨을 거는 철없는 인물이다.

과거 권상우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신부수업’, ‘청춘만화’ 등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실제 자신의 모습이 담긴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서일까. 이번 코미디는 지금까지 권상우가 해왔던 코미디와 분명 느낌이 다르다. 코미디 작품에서도 여전히 멋있었던 권상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선보였다.

“이전에도 코미디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아이 아빠니까 더 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촬영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고, 성동일 선배가 항상 홍어나 생고기 같이 맛있는 것을 공수해 오셔서 촬영 중에 2킬로가 쪘어요. 관객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머리도 안 자르고, 심지어 현장에서 거울도 안 봤죠.”

극중 권상우는 돌도 되지 않은 아기를 품에 안고 우유병을 물리며 능숙한 아버지의 모습을 선보인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아내의 요구에 능청스럽게 봉지를 새끼손가락에 끼워달라는 것은 권상우의 디테일한 애드리브였다. 덕분에 관객들은 아버지로서 권상우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흐뭇한 미소를 띠게 된다.

“다들 제가 아빠인 것은 알지만 작품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볼 수 없었죠. 그래서 그 모습을 보여주면 재밌을 것 같아서 이번 작품을 하게 됐어요. 모든 아빠가 그렇겠지만 강대만은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강도의 세기가 있겠지만 모든 아빠들은 아내를 실망시키기 싫어하잖아요. 실제 저도 집안일을 알아서는 하진 않지만 시키면 토 달지 않고 잘 하는 편이에요. 보통은 와이프가 워낙 부지런해서 저를 주방에 못 들어오게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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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년 차의 여유일까. 권상우와 그의 아내이자 배우 손태영은 최근 SBS ‘런닝맨’을 통해 부부동반으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이번 인터뷰에서 먼저 가정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등 예전보다 한층 더 유연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의 솔직함 속에는 당당함과 가정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드러났다.

“결혼 당시 모든 화살을 다 맞고 결혼했는데, 지금은 그 소리들이 다 없어진 것 같아요. 결국은 제가 이긴 것 같아요. 제 가정과 와이프에 대해 험담하는 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연연해하지는 않았어요. 우린 행복하니까. 이 여자가 최고의 여자라는 건 저만 알면 되니까. 예능의 힘이 이렇게 센지 몰랐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내심 이 세상과의 싸움에서 제가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웃음) 그래도 욕심나는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더 평가 받고 싶다는 거예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배우로서의 모습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어느덧 권상우도 15년 차 배우가 됐다. 권상우는 앞으로 배우로서의 ’10년’ 뒤를 내다보며 청춘스타에서 중년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되고, 치열하고 즐겁게 현장에 있고 싶어요. 이전에도 35살 전에 은퇴를 하겠다고 말을 한 적 있는데 살아보니까 시간이 빨리 가서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긴 했지만요. 지금 10년 동안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말도 신체가 녹슬지 않았을 때 강력한 액션 연기도 찍고 싶고, 그때까지 배우로서 치열하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예요. 그 다음엔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싶고, 좀 더 여유 있게 주연이 아니더라도 제가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캐릭터로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어요.”

“앞으로 10년 안에 3편을 하는게 목표예요. 로맨틱코미디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정점을 찍었고, 상업물은 ‘말죽거리 잔혹사’로 기억하고 싶어요. 멜로는 제가 만족하는 영화가 2편정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사랑을 많이 못 받았기 때문에 권상우식 멜로영화를 다시 찍어보고 싶고, 액션영화와 정말 유쾌한 코미디도 찍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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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찾기란 중년이 돼서도 계속되는가 보다. ‘탐정’은 코믹추리극이지만 그 안에서 강대만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경찰이 되고 싶었던 그는 추리 능력을 펼쳐나가는 것과 동시에 부족했던 가장으로도 성장한다. 배우 권상우로서 찾고 싶은 자아는 무엇일까.

“배우로서 정확한 제 포지션에 대한 딜레마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송강호, 최민식 선배 같은 연기파 배우도 아니고, 미남배우로 손꼽히지도 않잖아요. 이런 저에게 한마디로 어떤 배우라고 말하기보다 어떤 작품에 출연했을 때 ‘작품에서 맛깔나게 잘 어울린다’, ‘진짜 같다’라는 말을 해주시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또한 그는 ‘더 비기닝’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탐정’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 ‘탐정’ 후속편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 권상우는 배급사에게 답변을 떠넘기며 너스레를 떨었다. ‘탐정’이 오는 추석에 이어 다음 추석까지 극장가를 장악하길 기대해 본다.

“처음엔 시리즈물인 줄 몰랐어요. 3월 중순에 촬영했기 때문에 추석에 개봉할지도 몰랐고요. 개봉 시기와 제목도 배급사에서 정해줬기 때문에 거기서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스코어가 만족스럽게 나와서 감독님과 성동일 선배와 함께 2탄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한편 ‘탐정:더 비기닝’은 오는 24일 개봉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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