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칸현장] “분노의 대물림”…이창동 감독이 밝힌 젊은이들의 ‘버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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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창동 감독이 17일(현지시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포토콜에 섰다. / AFP PHOTO / LOIC VENANCE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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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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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의 주인공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연이 17일(현지시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포토콜을 위해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 섰다. / AFP PHOTO / LOIC VENANCE © AFP=뉴스1

(칸=뉴스1) 정유진 기자 = ‘버닝’은 요즘 젊은이들의 분노를 표현한 작품이었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힌 젊은이들의 삶에 주목했고, 이를 미스터리한 형식 속에 예술적으로 담아냈다.

이창동 감독은 17일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진행한 제71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공식 기자회견에서 원작 소설에서 나오는 개구리 이야기가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반 버닝'(Barn Burning)이라는 윌리엄 포그너의 소설을 가져왔다. (윌리엄 포그너의) 단편 소설에서는 아버지 세상에 고통에 대해 분노하는 아버지가 분노로 남의 헛간을 태우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버지의 분노가 아들의 분노로 옮겨가는것이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더 가깝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분노’였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이유로 마음에 분노를 품고 있다. 종교, 국적에 상관없이 분노를 품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표현할 수 없는 마음 속의 분노를 갖고 있으면서 현실에서는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 분노가 뭔가에 대해서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분노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게 문제"라면서 "과거에는 분노의 대상이 분명하고 이유도 분명했지만 지금은 세상은 점점 좋고 세련되지고 편리해지는데, 나는 미래가 없는 시대에 놓여있다는 게 젊은이들의 감정이다. 젊은이들에게 세계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알렸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 이창동 감독은 극중 전종서가 반라로 춤을 추는 신에 대해 "(영화는) 어쩌면 자기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신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는 두 인물간의 대결로 돼 있는데 인물 사이 한 여자가 사라진다. 그 여자는 혼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여자로 봤다. 저녁 노을이라는 그야말로 자연의 신비 앞에서 혼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그레이트 헝거’의 춤을 추는 그런 모습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했다.

또 특별히 이번 영화를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형식을 빌어 표현한 것에 대해 "이 영화 속에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코드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예술과 문학 영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코드가 숨겨져 있지만, 저는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고, 굉장히 단순하게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고, 관객도 단순하게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단순한 영화적 방식으로 느끼고 받아들이기를 바랐다"고 답했다.

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했으며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배우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가 주연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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