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독한 ‘독전’, 어떻게 200만명 사로잡았나

0
201805291828068469.jpg

‘독전’ 스틸 컷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아시아 마약 시장 거물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독전'(이해영 감독)이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세를 제대로 탔다. 이대로라면 손익분기점인 280만명을 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약이라는 ‘센’ 소재, 초반에는 선정성과 폭력성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아닌 것에 대한 일부의 반발도 일으켰던 이 영화가 계속해서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큰 부분은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평가다. 끈질긴 근성으로 이선생을 찾기 위해 매달리는 형사 원호와 알듯말듯 절제된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버림받은 조직원 락을 중심으로 기괴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영화는 어느 영화보다 연기의 중요성이 강조된 작품이다.

원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불굴의 의지로 마약왕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인물의 심리를 강렬하게 표현한다. 마약왕을 잡으려고 하는 캐릭터의 전사나 동기가 표현되지 않아 자칫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었으나 실감나는 연기력이 이를 상쇄했다.

또 조진웅과 함께 영화 속 한 축을 이뤘던 류준열은 많은 것을 표현하지 않는 락이라는 캐릭터를 절제된 연기로 해내 영화를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故 김주혁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주혁이 맡은 역할은 중국의 마약상 진하림이다. 마약상이면서 동시에 마약중독자이기도 한 진하림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캐릭터다.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 김주혁은 마약중독자 여자친구 보령 역의 진서연과 함께 영화 속의 안타고니스트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그의 강렬한 연기는 ‘악역’이라는 틀 속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창의성이 돋보여 ‘독전’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배우들의 열연을 중심으로 ‘독전’은 독특한 스타일과 미장센, 세련된 편집 등이 더해지며 ‘스타일리시’한 한국형 누아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범죄물은 한국 관객들에게 매우 익숙한 장르로 한해에도 수편이 나와 ‘식상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완성도만 있다면 언제든 환영받기 쉬운, 한국 관객들에게는 호감도가 높은 장르라고도 할 수 있다.

더불어 ‘독전’의 초반 흥행 성공은 센 내용에도 불구하고 ’15세이상등급가’를 받은 ‘운’도 크게 작용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다면 적어도 한국 영화 올해 최단 기간(8일) 2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신기록 달성은 어려웠을 것이다.

‘독전’의 독주는 1~2주간 계속될 전망이다. 6월 6일 개봉하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설사 1위 자리를 빼앗겨도 무난하게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대 배급사가 여름 흥행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이라 규모가 큰 경쟁작이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