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티비텔] ‘식량일기’ 진정성, 시청자들 설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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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일기’ 제작진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지난 13일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식량일기-닭볶음탕 편’은 식량 경시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비판에 반박하듯 뚜렷한 기획의도를 전했다.

‘식량일기’는 요리에 필요한 식자재를 실제로 직접 생산하는 모습을 담으며 한 그릇의 닭볶음탕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첫 방송 이후 매 회마다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첫 방송 이후 동물보호단체는 ‘닭을 직접 키워 죽이고 먹는다’는 기획의도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소재를 바라보는 가치 판단에서 비롯된 갈등에 가깝다. 시청자들 중 일부는 닭을 생명으로 바라보고 누군가는 식량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논란이 발화된 것.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생명을 직접 키우도록 해 생태적 문제의식을 근본적으로 다룬다. 무거울 법도 한 메시지지만 예능이라는 특성과 친숙한 출연진으로 하여금 쉽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그간 환경이라는 소재가 그간 다큐멘터리에 국한돼 있었기 때문에 ‘식량일기’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더욱 반가운 까닭이다. 어려운 주제의식에도 대중에게 가장 호소력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식량일기’는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혹자는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누군가는 프로그램이 아닌 공장제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직시했다.

‘식량일기’는 2008년 개봉한 일본 영화 ‘P짱은 내 친구’과 유사한 포맷을 드러낸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학교에서 돼지를 키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일본 영화 ‘P짱은 내 친구’는 오사카 초등학교의 실화이자 TV 다큐멘터리로 방송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내용이다. 아이들은 돼지에게 P짱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애정을 담아 키웠지만 ‘잡아먹느냐, 다른 저학년들에게 맡기느냐’에 대해서 갈등을 겪는다.

이처럼 ‘식량일기’ 역시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식탁에 오르는 닭볶음탕에 대해 ‘인간의 필요’가 먼저냐, ‘생명윤리’가 먼저냐는 묵직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방송분에서 박성광과 닉은 부화 가능성이 없는 달걀 처리에 갈등을 빚었다. 닉은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하고자 쓰레기통으로 가져가며 "그냥 일반 계란이잖아. 음식물쓰레기로 버리지 뭐"라고 말했고 박성광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박성광은 다른 농부들과의 상의 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묻어두자"고 결론을 내렸고, 부화하지 못한 달걀은 다시 흙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출연진이 생명에 대한 판단을 직접 하는 과정을 보는 시청자들 역시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 결국 언젠가는 출연진들이 닭의 목숨을 두고 선택 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손으로 직접 책임을 져야하느냐, 책임은 어떠한 방식으로 져야 마땅한가에 대해서 토론하는 장면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제작진은 앞서 논란이 된 생명에 대한 가치 충돌을 맛갈럼니스트 황교익의 생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비쳤다. 황교익은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음식에 대해 소홀하지 않는다. 지금은 도축장에서 기계로 하는데 그것 역시 누군가가 죽여서 먹는 것이다. 그래서 갈등하면서 먹어야 한다"고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드러냈다.

‘식량일기’는 각 재료가 어떤 시간을 거치고 어떻게 탄생하는지 다시금 재조명하며 재료의 소중함을 전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그런가 하면 어느덧 쑥쑥 자라고 있는 병아리들은 닭의 모습을 서서히 띄고 있다. 출연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까닭이다. 과연 출연진이 어떤 선택을 할지, 시청자들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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