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치퍼필드 “고요함 간직한 빌딩이 더 큰소리 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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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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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 모습.(아모레퍼시픽 제공)

달항아리서 영감 받아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설계

"달항아리는 창의력 결집체"…한옥 중정도 끌어와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고층빌딩이 많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고요함을 간직한 빌딩이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를 설계한 영국의 대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65)는 14일 방한 인터뷰에서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를 설계했다.

그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 같은 경우 세계 예술의 경지, 정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달항아리는 창의력의 결집체"라고 극찬했다.

또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주변 환경이 굉장히 빨리 변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를 설계 당시에도 추측할 수 있었다"면서 "도시 전경에 이바지하면서도 기업 이념을 잘 드러내는 건물을 지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층빌딩이 많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고요함을 간직한 건물이 더 큰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백자는 아름다움이 절제돼 있지만 그 존재감은 강력하다"고 말했다.

치퍼필드는 또 한옥의 중정(中庭)에 매료돼 이를 건물 안으로 끌여들여 ‘루프 가든’을 곳곳에 만들었다. 건물 속 정원인 루프 가든은 5층과 11층, 17층에 마련됐다.

그는 "건물을 보면 빈 공간 같은 중정이 보이는데 여기가 도시와 연결되는 창문이자 틀이라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은 그 목적 하에서 정해진다’는 저의 디자인 철학에 의해 기능이 없는 공간은 한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이 사방에 다 있도록 설계했고 4개의 거대한 문을 통해 공용공간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도록 했다"면서 "이 건물은 작은 도시나 마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신사옥 설계 공모를 할 당시 사람을 끌어들이는 공간,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열려 있는 공간으로써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신본사 준공을 위해 2010년 국제공모를 진행, 5개 출품작 중 데이비드 치퍼필드 안을 최종 건축 설계안으로 선정하고 2014년 8월 본격적인 건축공사를 시작, 지난해 10월 3년 간 공사 끝에 완공했다.

대지면적만 1만4525㎡(약 4400평), 건축면적 8689.63㎡(약 2630평), 연면적 18만8902m²(약 5만7150평)로 지하 7층, 지상 22층 규모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런던에서 태어난 건축가로 건축디자인계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불리는 ‘스털링 상’ 등 지금까지 100여건의 건축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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