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복잡해진 수싸움, 고민 깊은 신태용의 두 번째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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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19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선수들의 회복 훈련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8.6.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러시아 월드컵 개막 이전, 한국대표팀이 사전캠프로 삼았던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만난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과의 1차전 때 우리의 형태를 보면 왜 공격축구를 지향한다던 신태용이가 자신의 색깔을 버리고 경기에 나설까 궁금해 하거나 지적하는 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상황은 내 고집이 중요한 게 아니다. 스웨덴전은 꼭 결과를 얻어야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신 감독이 말했던 ‘형태’는 결국 전방위 수비축구였다. 스웨덴전에 나선 선수들은 모두 수비에 집중했고, 심지어 손흥민과 황희찬은 윙백처럼 내려와 상대 측면공격수를 따라다녔다.

그 누구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는 신태용 감독이다. 과거 "이제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큰 대회에 나가서도 라인을 끌어올려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웅크리고만 있으면 발전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6 리우 올림픽 때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 손흥민에 황희찬-권창훈을 앞세워 강호들과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 덕분에 조별예선을 통과했으나 토너먼트에서 이 스타일을 고수하다 고배를 마시자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림픽과는 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준 높은 무대인 월드컵 첫 판, 결국 신태용의 선택은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한 채 현실을 받아들인 수비축구였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아쉽게 됐다. 대표팀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니즈니에서 펼쳐진 스웨덴과의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1차전에서 후반 페널티킥으로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경기가 끝나자 결과론적 화살들이 쏟아졌다. 스웨덴전은 무조건 수비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던 전문가와 팬들은, "지나치게 내려앉았던 것 아니냐"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수비적으로 쓴 것은 틀렸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펼쳐 보이지 못했다" 등등의 비난을 던지기 시작했다. 별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이제 궁금한 것은 지도자 신태용의 두 번째 선택이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6시 로스토프에서 멕시코와 조별예선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하는데, 상대는 스웨덴보다 강한 멕시코다.

멕시코는 17일 펼쳐진 1차전에서 완벽한 공수 밸런스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1-0으로 잡아낸 팀이다. 신 감독 머리가 복잡해질 상황이다.

비가 내리던 19일 오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에서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는 수가 다양하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이 워낙 꾀가 많기에 우리를 상대로 어떻게 나올 것인지 분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그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전에서 멕시코는 자신의 진영까지 유인한 다음 날카롭게 달려들어 공을 빼앗은 뒤 빠르게 역습을 가하는 ‘맞춤형 전술’로 재미를 보았다. 수비는 거칠고 터프했으며 공격은 과감하고 진취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전에서는 높은 위치부터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북중미 특유의 흥이 있는 팀이다. 우리를 꺾어보겠다고 달려들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에 맞설 선택에 시선이 향한다.

묵직하고 투박한 스웨덴 공격보다 멕시코의 빠르고 화려한 공격이 더 막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보다 강한 수비전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그러나 상대압박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들의 뒷공간은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간이 있을 때 더 힘을 발하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다시 반대편으로 앵글을 돌리면 불안함도 공존한다. 어설프게 맞불을 놓으면 그야말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까닭이다. 한국의 수비가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선뜻 ‘우리도 공격’을 외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장단점이 있다. 그 저울질을 통해 최종 선택을 내리는 것은 역시 감독의 몫이다. 이번에도 꾹 참고 안정을 도모하다 결과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가장 선호하고 또 익숙한 것으로 반격을 꾀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대표팀 훈련은 컨디션을 조절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20일 진행되는 훈련부터가 본격적인 멕시코 대비다. 오소리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할까를 생각해 이제 신태용 감독이 선택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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