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영화 뭐볼까②] ‘탐정’&‘사도’&‘서부전선’, 9-19-29 ‘구구구 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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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극장가는 ‘남남 케미’그리고 ‘9의 법칙’이 관통할 예정이다.

연기 경력도, 연령대도 제각각인 남자 배우들이 둘 씩 모였다. 그리고 이들은 ‘구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서부전선’의 여진구, 설경구의 이름을 따서 ‘구구 케미’로 많이 부르지만, ‘서부전선’ 외에도 ‘탐정:더 비기닝’, ‘사도’세 작품 모두 ‘구’와 관련이 있다.

‘탐정:더 비기닝’의 권상우-성동일은 9세, ‘사도’의 유아인-송강호는 19세, 그리고 ‘서부전선’의 여진구-설경구는 29세 나이 차이가 난다. 이 남남커플들은 서로의 엄청난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멋진 ‘버디물’을 만들어냈다. 한 명 한 명 임팩트가 강한 배우들이지만, 상대의 기에 밀리거나 아우라에 기죽지 않고 투톱 주연다운 열연을 펼쳤다.

# 9 ‘탐정:더 비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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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 가장 나이 차가 적은 커플은 ‘탐정’의 권상우-성동일으로, 이 둘은 적은 나이 차이만큼 끈끈한 우정 케미를 뽐낸다.

‘탐정: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성동일 분)의 비공식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코믹범죄추리 영화다.

이 두 사람은 현직 형사와 형사가 되고 싶어 하는 캐릭터다. 둘은 다른 캐릭터지만 사실 이들의 심장은 같다고 말할 정도로 동질감을 가진 인물들이다. 특히 이 두 배우 모두 실제 한 가정의 가장인 만큼 아버지로서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 탐정과 아버지라는 캐릭터 두 가지를 확실하게 잡았다.

앞서 권상우는 fn스타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연기를 잘하면서 코미디까지 잘 하는 배우는 많지 않은데, 성동일은 모두 잘 한다”라며 “게다가 어휘량이 상당해서 비유법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똑같은 건 또 안 한다. ‘어떻게 저런 말을 생각해내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센스있는 배우다. 성동일의 코미디적 유연성은 따라할 수도 없다”며 성동일을 치켜세운 바 있다.

이들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는 영화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의 재치와 센스가 보고 싶다면 ‘탐정’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 19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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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감독 이준익)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세 영화 중 영조와 사도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로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왕권에 대한 야망과 계속되는 오해로 이들의 사이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비극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를 재조명하기 위해 어두운 내용만 그렸을 것 같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깨알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두 사람의 케미 역시 드러난다.

또한 250년 전의 비극적인 부자 사이를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가 봐도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 남다른 느낌을 준다. 아들 사도의 옷매무새를 지적하는 아버지 영조의 모습부터 흥청망청 술을 마시는 사도를 다그치는 모습, 학문에 매진하지 않는 사도에게 잔소리를 하는 영조의 모습은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의 아버지와 자식 간의 사이처럼 보인다. 우리네 자녀들에게 묻고 싶다. ‘1년에 공부하고 싶은 날은 며칠이나 되니?’

# 29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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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감독 천성일)은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설경구 분)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여진구 분)이 만나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대결을 펼치는 휴먼 드라마다.

여진구는 1997년 생이며, 설경구는 1968년 생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무려 29살 차이다. 설경구의 실제 딸이 여진구와 동갑이기도 해 이 둘의 만남은 부자간의 케미를 자아낼 법하지만 이들은 남한군과 북한군으로 적 관계다.

특히 부자나 부하직원 등 상하관계가 아닌 쫄병 대 쫄병의 동등한 관계를 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진구는 설경구를 향해 친근한 반말은 물론 욕 배틀까지 선보여야 했다.

여진구는 앞서 진행된 f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적이기 때문에 욕하고 때려야 했다. 처음에는 그 부분이 많이 걸리긴 했다. ‘어떻게 감히 설경구 선배님을 때리고 욕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설경구 선배님이 처음 봤을 때부터 자신을 적으로 생각하라고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 설경구는 지난 제작보고회에서 여진구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여진구는 내가 지금까지 했던 여배우 중에 최고의 여배우인 것 같다. 극중 다른 여배우들도 나오지만 메인 여배우가 없다. 그래서 내가 촬영중에 여진구를 여배우라고 불렀다”며 성이 여 씨인 여진구의 이름으로 말장난을 치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어린 배우과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의 케미는 관객 입장에서 반갑다. 단순히 선후배의 조합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의 옆자리를 기꺼이 내놓는 배우들의 태도는 한국 영화사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신구의 조화를 이뤄 충무로를 함께 이끄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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