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유준 “‘바람’은 인생작, ‘시그널’은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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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유준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내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8.8.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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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유준은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내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8.8.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는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 이하 ‘김비서’)에는 수많은 ‘신 스틸러’들이 등장한다. 부회장 부속실 부장 정치인 역시 그중 한 명. 오지랖 넓고 속 없이 착한 그는 짧은 등장에도 소소한 웃음을 주며 경쾌한 매력을 발산했다. 정치인을 연기한 이유준에게도 ‘김비서’는 더없이 소중한 작품이다. 이전까지 연기를 그저 열심히 해왔던 그는 ‘김비서’를 만나 즐겁고 유쾌하게 일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이유준은 ‘김비서’를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며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또한 친해진 동료들과 헤어져 아쉽다며 남다른 팀워크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영화 ‘바람’에 출연하며 매체 연기를 시작한 이유준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 ‘여섯번째 국가대표’, ‘웃음실격’, ‘빨간 선생님’, ‘추리의 여왕’,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영화 ‘무모한 녀석들’, ‘조선미녀삼총사’, ‘파파로티’ 등에 출연하며 점점 성장했다. 물론 이 자리에서 버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상경해 일을 하면서 배우가 자신의 길이 맞는지 깊게 고민한 적도 있고, 계속되는 좌절에 우울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그널’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배우의 길은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젠 척하는 것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를 지난 1일 뉴스1이 만났다.

(인터뷰①에 이어)

Q. 영화 ‘바람’으로 얼굴을 알렸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원래 부산에서 연극을 했었다. 당시 극단에 배우가 나 포함 세 명이었는데 어느 날 한 친구가 부산에서 영화를 찍는데 다 같이 오디션을 보자고 하는 거다. 그 오디션에서 세 명 다 합격을 했다. 그래서 나는 뜩이, 친구 한 명은 선도부장, 다른 한 명은 정우 부하로 출연했다."

Q. ‘바람’ 이후 매체 연기에 집중하는 건가.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맞다. ‘바람’을 찍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여러 분야를 하느니 하나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모르니까 방바닥만 긁고 있었다. 막막했는데 선배들에게 연락하진 않았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러자고 마음먹었다. 만나면 징징댈 것 같더라. 배우들이 대학로에 모인다는 소문도 많이 들었지만 그곳에 가면 한 없이 기대게 될까 봐 안 갔다. 그러다가 ‘바람’에 같이 출연했던 친구들이랑 정보 공유를 하면서 ‘어디서 무슨 작품 한다더라’ 하면 가서 프로필 돌리고 그랬는데, 당시 KBS에 있던 김진원 PD님이 불러주셔서 단막극에 출연하게 됐다. 거기서 친해진 사람들이 다른 걸 소개해주고 하면서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당시에는 서울에 살던 친동생이 도와줘서 버틸 수 있었다."

Q. 영화 ‘바람’의 뜩이와 ‘김비서’의 정치인은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게 느껴진다. 연기를 하면 온전히 그 캐릭터가 되는 것을 지향하나. 캐릭터를 자기화시킬 때는 없는지.

"예전에는 나오는 작품마다 다른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얘가 ‘바람’에 나온 사람이었어? 연기 잘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연기를 맛깔스럽게 하기보다는 진짜 그 캐릭터가 와 있는 느낌으로 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나라는 배우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거다. 사람들이 나를 전혀 몰라 봤다. 그래서 ‘시그널’ 때부터는 조금씩 티를 낸다. 일부러 ‘바람’ 때 대사를 넣기도 하고.(웃음)"

Q. ‘바람’을 이야기하지 않고 이유준을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 영화가 ‘인생작’인가.

"아직은 ‘바람’이다. 그 바람이 좀 지나가야 하는데…(웃음) 아직 그 이상은 못한 듯하다. 그걸 넘는 게 배우로서 목표다. 그 순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 않을까."

Q. 매체 연기를 한지 이제 9년 정도 됐다.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는데 조급하진 않은지.

"다 지나갔다. 되려 결혼 전에는 조급함이 나를 옭아맸다. (무명) 배우 벌이가 정말 힘들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더라. 또 내가 이전에 ‘아무리 힘들어도 이 업계에서만 돈을 벌자. 한 눈 팔지 말자’라고 다짐한 게 있는데 결혼을 하면 그것도 힘들 것 같더라. 다행히 아내가 이런 나를 잘 이해해줘서 결혼 이후 연기관이나 인생관이 유하게 변했다. 지금은 괜찮다."

Q. 그동안 조연으로 작품에 많이 등장했는데, 이제 비중 있는 역할도 욕심나지 않나.

"욕심난다. 이건 배우를 시작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거다. 희망을 가지고 걸어가는 거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게 다는 아니다 싶다. 30대가 되기 전에는 조바심이 났다. ‘누구는 큰 역할도 맡고 잘 되는데 나는 언제 인정받지’ 이런 마음이었다. 내 생각보다 작은 역을 하거나, 원래 하고 싶은 캐릭터 말고 다른 걸 하는 상황이 반복되니까 힘들었다. 연기가 내 길이 아닌데 욕심을 부려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시그널’ 정헌기를 연기하면서 ‘내가 배우로서 가능성이 있구나.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이젠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좋은 작품에서 보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김비서’가 연기를 즐기게 해줬다면, ‘시그널’은 배우를 계속하게 해 준 작품이다. 최근 작품들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Q. ‘시그널’이 배우 인생에서 큰 계기가 됐나 보다.

"맞다. 그 전에는 배우의 길을 걷는 거 자체가 안 되는 일인데 내가 고집을 부리는 건가 싶어서 우울했다. 당시에는 고민이 되게 많았다. 이후에 ‘시그널’ 감독님을 만났는데 다 놓게 되더라. 감독님께 ‘나 이런 사람이다. 사투리도 쓸 거다’라고 했더니 좋다고 같이 하자고 하셨다. ‘시그널’을 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Q.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내가 가진 진정성을 봐주는 사람들이 나를 예쁘게 봐주는 것 같다. 또 담백하려고 노력하는 것? 처음에 상경을 하니 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 거기에 휩쓸려서 나조차도 척을 하게 됐는데 ‘시그널’ 이후로 그런 거 다 때려치우고 나는 나답게,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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