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손예진, 예민하고 싫었던 ‘협상’ 촬영장..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0

201809170853298939.jpg

밥을 잘 사주던 누나가 냉철함과 인간적인 면을 오가는 협상가로 변신, 올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 손예진은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영화 ‘협상’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으로 분했다.

멜로, 스릴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손예진.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항상 있다. 공교롭게 올해만 세 작품을 선보였다. 어느 순간 ‘재 또 나와’라고 생각될까봐 무서웠다. 세 작품이 다 달라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모습을 비슷한 시기에 보여주는 건 배우로서도 무섭다. 결과를 생각하고 변신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 자체가 다른 것을 하는 걸 좋아한다. 겁이 없는 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협상’ 언론시사회 바로 전에는 갑자기 겁이 났다. 개봉까지 시간을 거슬러 온 것인데다 경찰이 안 어울리면 어떻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시나리오를 볼 때 그런 생각들을 했으면 작품을 못 했을 거다.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고 다른 모습과 캐릭터로 이야기 하는 게 재미있는 것 같다.”

하채윤은 어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냉철한 태도로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해내는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으로 인해 충격에 휩싸인다. 그런 하채윤을 지목하는 인질범 민태구(현빈 분)가 나타나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하채윤은 협상가지만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우리가 짐작하는 협상가이자 경찰의 느낌이었다. 여기에 어떻게 하면 매력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될지 고민했다. 무조건 정의만을 외치는 캐릭터는 매력이 없으니 그 접점을 찾으려 했다. 감독님이 말하기에도 협상가는 인질범과 되게 가깝다고 했다. 중간에 협상을 하는 입장에서 마음은 인질범 쪽에 더 간다 하더라.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고, 그렇게 협상을 하게 된다고 그랬다. 하채윤이 인간애가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201809170853297986.jpg

‘협상’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협상가와 인질범이 극도의 긴장감을 이끌어가야 하는 작품이다. 때문에 이종석 감독은 실시간 이원촬영 방식을 영화에 도입했다. 손예진에게도 이러한 방식은 낯설고 고된 작업이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촬영장에서 나는 예민했다. 세트장에 들어가는 게 너무 싫었다. 연기라는 것이 몸을 쓰거나 어떤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협상’에서는 매번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자세로 얼굴 연기를 해야 했다. 그것에서 오는 답답함이 있었다. 미묘한 차이로 하채윤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지’ 하다가 어느 순간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트장에서 유일하게 벗어나는 길은 점심시간 뿐 이었다. 어느 순간 세트장이 감옥 같았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기분 좋은 것이 아닌데다 상대방에게 딸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평소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혼자라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유독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서 ‘협상’이 손예진에게 고생만 안겨줬던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했고, 거기서 오는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배우가 고민하는 어둠의 시간이 길수록 관객들은 풍요로워진다. 내가 편하게 찍었으면 관객 분들에게 캐릭터의 고뇌 같은 것들이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 나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그 고민의 시간이 괴롭지 않았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세서 지치는 순간은 분명히 있었다. 몇 개월 동안 찍으면서 이런 감정을 유지했다면 지쳤을 것 같다. 하지만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에 타이트하게 촬영했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보통 영화를 촬영할 때는 풀어질 때가 있는데, 이번 작품은 되게 몰입할 수 있었다. 만족과 후회 등을 떠나서 새로운 소재의 이야기를 새롭게 보여줄 수 있어서 보람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항상 다른 작품과 경쟁을 하게 되니 책임감은 항상 쌓여 왔던 것 같다. 거기서 탈피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어차피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된다’라는 생각을 했다. 항상 만나는 사람들이고 관계자들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한다. 요즘에는 결과론적으로 잘 됐다, 되지 않았다에 많은 자극을 받으면 좋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차피 흥행은 관객들의 선택이다. 잘 돼야한다는 생각으 많은 편인데, 그것이 작품에 영향을 받으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가지고 있다. 그래도 배우니까 연기에 대한 고민만 하자고 생각하게 된다.”

201809170853307926.jpg

끝으로 손예진은 열일하는 다작배우로서 자신의 생각과 감사 인사를 남겼다.

“결국 내 직업은 연기자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나의 만족이다. 작품을 계속 하는 것은 아직까지 스스로에게 열정이 있어서다. 베테랑 배우들도 어떤 작품을 끝내고는 되게 힘들어서 쉬어야 하는 고민을 한다 하더라. 결코 쉽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으로 힘들수도 있지만, 치유도 된다. 나에게는 올해가 그렇다. 지금까지는 담아왔던 것들을 쏟아 붓고 난 뒤에 허하고 비어있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되게 신기했던 것이 힐링이 있었다. 보통 드라마를 찍으면 에너지가 거의 소비되는데, 이번에는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에너지가 남아 있었다. 그게 감사하다. 다른 시나리오를 볼 여력이 생겼다. 안판석 감독님은 최적의 환경이었다. 이번에 함께 촬영하면서 되게 좋았기 때문에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치유됐다.”

한편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