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의 핫스팟] 여전히 불안한 대종상, 올해는 ‘대충상’ 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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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포스터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여전히 불안하다. 수년간 ‘대충상’이라는 오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대종상 영화제가 이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올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제 55회 대종상 영화제는 오는 10월 22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이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T컨벤션에서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시상식을 소개했다.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시상식은) 직능별 전문성을 갖춘 심사위원을 구성해 공정성을 기했다"며 "그간 대종상 영화제는 출품제였고 55년 만에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출품작 아닌 개봉작을 상대로 100여편이 넘는 영화를 심사해 시상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연구하고 공부해 대종상 영화제가 아시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시상식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기자회견 당일인 19일 발표하기로 했다던 최종 후보자, 후보작 발표는 이틀 뒤인 21일로 미뤘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 노미네이트된 작품들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심사 결과 취합이 안됐고 오늘 밤에 심사결과가 취합되는 것으로 연기됐다"며 "내일 취합된 것이 나오고, 모레인 21일 이를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시상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행사의 핵심인 후보작 공개도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여전히 대종상의 미흡한 진행 능력을 확인하게 했다. 물론 어느 행사든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몇해째 부침을 겪는 대종상이기 때문에 더욱 원활한 진행을 하도록 심혈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김구회 위원장은 예심 과정에서부터 소위원회를 선정했고, 평론가 등 전문성을 갖춘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명확하게 설명할만한 자료 한 장 없었고, 오로지 ‘구술’로만 이 모든 것이 전달했다.

보통 어떤 행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자세히 내용을 전달하는 영상이나 서류 등의 도구들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종상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의지할 것이라고는 오로지 마이크를 잡은 김구회 위원장의 입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공식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올 시상식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홈페이지에는 2017년 9월 1일부터 2018년 8월 31일까지 개봉한 상업영화(총제 10억 원 이상이거나 최대 100개관 이상 개봉작)와 예술영화(영화진흥위원회 분류 기준)를 대상으로 한 실질개봉작(개봉 후 40회 이상 상영작)들을 후보작으로 삼았다는 심사 기준과 예심 기간(8월 15일~9월 17일) 본심 기간(9월 21일~10월 17일) 등이 나와 있을 뿐이다. 심지어 어느 부문의 심사가 진행되는지에 대해서조차 확인할 수 없다.

대종상 영화제 관계자는 뉴스1에 "심사 부문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정리가 돼있지만 아직까지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경쟁 시상식인 청룡영화상이 애초부터 해당 해 시상식의 심사 부문과 각 부문 심사 기준을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은 것과 비교된다.

올해로 55회를 맞이한 대종상은 2015년 제52회 시상식 때 배우들이 대거 불참하는 파행이 빚어지면서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조근우 당시 집행위원장이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고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때문에 영화계의 반발을 샀고, ‘참가상’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후 대종상은 지난해 ‘리부트’를 표방, 새로운 각성을 다짐했지만 이전의 영광을 찾기는 어려웠다. 특히 최희서의 수상 소감 발표 중계 방송에서 외부인의 잡음이 들어가는 등 부족한 진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명작은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한다. 지난해 최희서의 잡음 논란만 해도 대종상 영화제의 부족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대종상은 향수"라면서 역사성을 강조하거나 "김구회 위원장이 사재를 털어가면서 사명감 갖고 제대로 만들어보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준비하는 이들의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프로페셔널의 자세가 아니다. 또한 망가진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프로의 행동’이 아닌 ‘아마추어적 말’만 계속되는 대종상 영화제가 과연 이번에는 최종적으로 공정한 심사와 원활한 진행을 완성해 낼까. 한 달 남은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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