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무비] ‘베놈’, 19禁 포기하고 귀여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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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스틸 컷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15세 관람가를 받은 마블의 빌런 히어로 영화 ‘베놈'(루벤 플레셔 감독)은 미국에서도 PG-13 등급(부모 동반시 13세 이상이 볼 수 있는 등급) 받았다. ‘베놈’의 팬들은 미국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R등급’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의 R등급은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주인공 톰 하디의 외신 인터뷰에서 따르면 편집된 장면은 30~40분에 달한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한 ‘베놈’은 형체를 정의할 수 없는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를 받아들이고 그의 숙주가 돼버린 주인공 에디 브록(톰 하디 분)이 빌런 히어로 ‘베놈’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삭제된 장면들 탓인지 영화에서는 빈틈이 느껴진다. 잘려나간만큼 충분한 설명이 부족해 뚝뚝 끊기는 느낌이다. 특히 외계 생명체를 몸 속에 받아들이게 된 에디 브룩의 내적 갈등이 충분하지 않다.

형태만 다를 뿐 사람처럼 말도 하고 생각도 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비오트’는 분명 숙주를 찾아 들어가면 수많은 사람을 벌레 죽이듯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인데, 그가 에디 브룩을 숙주로 삼은 후 어떤 상태에서 무엇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과정이 생략됐다.

결과적으로 두 존재가 별다른 갈등 없이 ‘공존체제’로 들어가는 듯한 전개는 다소 황당하고 유치하다. 심비오트가 왜 하필 에디 브룩의 몸에 그렇게나 잘 맞는지, 꼭 그렇게 에디 브룩의 몸에만 있어야 하는건지, "잘 맞는다"는 심비오트의 말 외에는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없다.

이 유치함을 고려한다면, ‘베놈’은 분명 재밌는 슈퍼히어로 영화다. 에디 브룩 역의 톰 하디와 의외로 귀여운 심비오트의 코미디 앙상블이 영화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시도때도 없이 굵직한 목소리로 "배고파"를 외치는 심비오트는 에디 브룩의 몸 속에서만큼은 어째서인지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귀여운 친구로 돌변한다.

심비오트와 에디 브룩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히어로 ‘베놈’의 비주얼은 원작 코믹스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날카로운 이와 180도로 펼쳐지는 턱, 흐느적 거리는 긴 혀는 베놈의 트레이드 마크다.

‘베놈’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구분된 작품이지만, 마블 히어로물 특유의 리듬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코미디, 강력한 악당 등의 요소를 버무린 점도 비슷하다.

파키스탄계 영국 배우 리즈 아메드가 천재 과학자이자이자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창업자인 칼튼 드레이크를 연기하는데, 다소 다혈질에 충동적인 주인공 에디 브룩의 캐릭터와 좋은 대비를 이룬다. 연기파 미셸 윌리엄스가 에디 브룩의 전 여자친구인 변호사 앤 웨잉으로 출연해 반가움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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