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N리뷰] ‘뷰티풀 데이즈’…가족, 고통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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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데이즈’ 스틸 컷 © News1

(해운대=뉴스1) 정유진 기자 = 악몽의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4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민과 조선족 등 경계에 선 이들의 삶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다소 이질적일 것 같았던 이나영은 비교적 수월하게 탈북 여성에 녹아들었고, 캐릭터의 십대부터 30대까지 모습을 폭넓게 표현해냈다.

영화는 14년 전 떠난 아내의 주소를 불쑥 아들에게 건네는 아버지(오광록 분)와 이를 받아들고 어리둥절해 하는 아들(장동윤 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주소를 받아들고 찾아가게 된 곳은 술집. 그곳에서 젠첸(장동윤 분)은 14년 만에 엄마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의 뒤를 쫓는다.

오랜만에 만난 엄마의 삶에 아들은 분노한다. 하지만 엄마는 그런 아들에게 변명하지 않는다. 아들은 마치 어제까지도 함께 살아왔던 것처럼 담담하게 행동하는 엄마가 낯설다. 결국 젠첸은 "이렇게 살려고 나를 버리고 떠났느냐"며 모진 말을 내뱉고, 엄마와 함께 사는 건달 같은 남자를 공격해 버린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아들과 엄마가 재회한 후 그간의 앙금을 풀고 화해를 하는 전반부와 엄마가 아들에게 전달한 노트 속에 담긴 과거의 이야기들이 담긴 후반부다. 2017년에서 2003년, 1997년까지 역순으로 공개되는 엄마의 과거는 위태로운 탈북민의 삶을 사실적이고도 아프게 그려낸다.

탈북민이나 조선족의 삶과 더불어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가족의 의미’다. 영화 속에서는 핏줄로 엮이지 않은 이들이 오히려 핏줄로 연결된 이들보다 더 따뜻하게 서로를 감싼다. 세상의 음지에서 외롭게 시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들이 불행한 타인을 끌어안고 사랑하면서 어느 순간 찾아온 각자의 ‘뷰티풀 데이즈’를 맞이한다.

‘뷰티풀 데이즈’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날들’은 아프고 비참하다. 결고 아름다울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시간을 돌이켜 아름다운 면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나영과 장동윤의 모자 연기는 의외로 이질감이 적다. 캐릭터상 이나영의 나이대가 어리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었다. 스릴러가 아님에도 간혹 스릴러처럼 느껴지는 장면이 있는 것은 음악의 사용이 매우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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