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딥:풀이]① 김인권&정상훈 “현대판 임하룡과 심형래…선수끼리 만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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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한식당, 영화 ‘배반의 장미’ 배우 정상훈, 김인권(오른쪽)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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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한식당, 영화 ‘배반의 장미’ 배우 정상훈, 김인권(오른쪽)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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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한식당, 영화 ‘배반의 장미’ 배우 정상훈, 김인권(오른쪽)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장아름 기자 =
"옛날 코미디로 치면 저는 임하룡이고 정상훈 형은 심형래에요."

김인권은 영화 ‘배반의 장미'(박진영 감독) 속 자신과 정상훈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저 코미디 연기를 잘 하는, 재밌는 배우라고 생각했던 두 사람. 실제 만나고 보니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었다.

정상훈이 30초에 한 번씩 유쾌한 태도로 농담을 던지는 분위기메이커 스타일이라면, 김인권은 눈을 반짝이며 진지하고 솔직하게 자신이 생각을 털어놓는 달변가였다. 묘하게 영화 속 동반 자살 기도자 모임의 두 인물, 진중했던 최후의 불꽃 병남(김인권 분)과 엉뚱했던 인생은 미완성 심선(정상훈 분)의 모습이 겹쳤다.

‘배반의 장미’는 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를 원작으로 한 코미디 영화다. 원작보다 한국적인 느낌의 코미디를 더 가미했다. 자살을 도모하기로 하고 모텔방에 모인 세 명의 남자가 마지막 여성 멤버인 ‘배반의 장미’의 미모에 반해 죽음을 미루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연극을 원작으로 한 만큼, 한정된 공간 속에서 코미디 앙상블을 이루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배반의 장미’의 두 주인공 김인권과 정상훈을 쌀쌀해진 10월의 어느 날, 한 삼청동 한 국밥집에서 만났다. 막걸리 잔을 앞에 두고, 두 사람은 어려웠던 무명시절부터 가족, ‘배반의 장미’와 코미디에 대한 소신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쳤다.

이번 영화를 통해 서로를 처음 만난 이들은 너무나 다른 각자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 ‘존중’의 태도를 보였다. 김인권은 "상훈이 형의 코미디 연기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그가 던졌던 농담을 하나하나 기억해 들려줬고, 정상훈은 "신동엽 형과 함께 연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선수끼리 만나면 어떨지 궁금했다"며 김인권을 ‘코미디 선수’라고치켜세웠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현대판 임하룡, 심형래와의 수다를 공개한다.


– 실제로도 친한 사이인가요?

▶ (정상훈)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났어요. 저는 사실 예전부터 인권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죠. 그때 당시에 동대(동국대학교)에서 ‘연기 잘 하는 애’라고 하면 인권이었죠! 연기를 그렇게 잘 한다는 소문이 서울예대에 다 들렸어요. 인권이는 제 소문은 못 들었겠지만. (웃음)

▶ (김인권) 저 전혀 안 유명했어요. 대학교 다니던 시절은 반지하방에서 살면서 아르바이트하며 돌아다닐 때였는데요. (웃음) 제가 데뷔하고 얘길 들은 거 같아요.


– 어떤 계기로 ‘배반의 장미’에 함께 출연하게 됐나요?

▶ (김인권) 저는 처음에 소속사 대표가 저한테 잘 어울리는 영화라며 시나리오를 줬어요. 이 영화가 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가 원작인데 제작사인 태원 엔터테인먼트도 8년 전부터 판권을 사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시나리오가 좋았지만 영화가 촬영에 들어가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박진영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됐고 감독이 붙고는 흔쾌히 하겠다고 했어요.

▶ (정상훈) 일단 인권이. 저는 인권이하고 꼭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인권이는 ‘해운대’부터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필모그래피가 정말 굵직한 배우잖아요. 만나서 정말 코미디다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인권이와 어떤 시너지가 있을까 되게 궁금했어요.

▶ (김인권) 상훈이 형은 짐 캐리, 주성치에 근접한 무언가를 갖고 있어요. 할리우드에서 태어났으면 벌써 유명 스타가 돼 있을 거예요. 한국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또라이’ 정신이 있어요. (웃음)

– 두 분의 나이 차이가 어떻게 되나요? 제작보고회 당시 김인권씨가 정상훈씨가 나이를 속여 데뷔했다고 하셨는데요.

▶ (김인권) 형과는 두 살 차이죠. 제가 빠른 78이라 77과 친구이긴 한데 형이 76년생이에요. 처음에는 동생인 줄 알고 편하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어떤 블로그를 보니 76이라는 거예요. 만나보니 형이었어요. 그때부터 형이었죠.

▶ (정상훈) 나이를 속였어요. 처음 포털이 갓 생겼을 때, 그 때 (회사) 실장님이 나이를 바꾸자고 했어요. 2003~2004년도였는데 그때는 두 살을 속이는 게 유행 아닌 유행이었어요. 키도 속이고. ‘뽀샵’이 안 되니까. 일단 속일 것은 속여보자(웃음), 그리고 방송에서 많이 얘기했지만 그때 당시 이름도 외자가 유행이어서 ‘민’ ‘유’ ‘조’ 이런 게 유행이었어요. 개명을 하는 게 어떨까, 그게 세상 돌아가는 남자 연예인들의 흐름이니까. 그래서 예명을 ‘정상’으로 했죠. 일도 잘 안되고 하다보니 정상이라고 했는데 항상 앞에 ‘비’ 자가 붙더라고요. 그래서 ‘비정상’이 되고 말았어요. 하하.

▶ (김인권) 저는 이름 바꾸는 유행이 있을 때 ‘소세지’가 될 뻔했어요. 당시 조세호씨가 양배추로 나왔는데 그래서 저는 예명을 ‘소세지’로 하려고 했었어요. 얼핏 서태지와 발음이 비슷하다고. (웃음) 그게 그 당시 감성이었죠.

– 김인권씨 이름이 ‘소세지’가 됐다면 지금의 김인권씨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네요.

▶ (김인권) 배우를 안 했을 수도 있죠. 당시에 오히려 예능에 많이 출연했었어요. 연기를 해봐야 드라마나 단막극에 가끔 출연할 뿐이었어요. 그런데 예능에 여러번 도전을 했는데 할 때마다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냈어요. 소속사 전체가 실망했죠. ‘쟤를 왜 예능을 시키냐’고요. 그 당시 PD님들이 무서웠어요. 예를 들어 은경표 PD님. ‘쟤 좀 열심히 하라고 해’ 이런 말을 들었죠. 유재석 형님이 MBC ‘동거동락’ MC를 할 때였는데 MBC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에도 출연했었어요. 거기서도 열심히 하긴 했는데 말도 버벅대고 하니까 출연을 오래 못 했죠.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 됐나요?

▶(정상훈) 갑자기 분뇨를 싸지른다는 말이죠. (정상훈은 황정민의 샘컴퍼니 소속이다.)

▶(김인권) ‘갑분싸’요? (어리둥절, 의미를 들은 후) 맞아요. 정말 ‘갑분싸’였죠. 노래 부르라고 하면 ‘아침이슬’ 부르고. (웃음) 그땐 저를 보고 왜 웃는지를 몰랐어요. 저는 다소 우울하고 진지한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래도 정말 ‘소세지’로 이름을 바꾸고 예능 쪽으로 가려고 했어요. 지금 했으면 오히려 통했을지도 몰라요. 제가 ‘아침이슬’을 부르면 (유)재석이 형이 ‘쟤 왜 저러느냐’면서 깔깔대고 웃었어요.

<[N딥:풀이]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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