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무비] ‘완벽한 타인’, 폰 잠금해제 했더니…정교한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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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스틸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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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스틸 © News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와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 분), 레스토랑 사장 준모(이서진 분) 그리고 백수 영배(윤경호 분), 이들은 40년지기 고향 친구들이다. 석호와 그의 아내 예진(김지수 분)이 초대한 집들이에서 각자 배우자들과 함께 모이게 되고, 예진이 제안한 폰 잠금해제 게임에 동참하게 된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각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있는 7명. 전화 벨이 울리고 통화·문자 메시지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시작된다.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Perfect Strangers, 2016)’를 원작으로 하는 블랙코미디물이다. 친구들과의 지극히 일상적인 식사에서 시작된 폰 잠금해제 게임이 불러온 파장으로 인한 위기와 갈등, 균열이 그려지고, 완벽했던 내 친구들이 그야말로 완벽한 타인이 되는 과정이 빈틈 없는 서사로 펼쳐진다. 사전 비공개 모니터 시사 만족도 4.4(5점 만점 기준)을 기록했던 만큼, ‘완벽한 타인’은 요즘 한국 코미디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충족한다.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 목적지는 분명하다.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가까운 이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개인적인 삶을 살고 있고, 세상에 비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메시지를 후반까지 명확하고 뚝심 있게 전달한다. 그렇다고 촌스럽고 교훈적인 메시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한정적인 공간 안에서 집요하게 이들의 비밀을 파고드는 서사가 물 흘러가듯 코믹하게 전개되면서, 완성도 높은 코미디 영화로서 최종 목적지에 성공적으로 닿을 수 있었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겠다는 목표는 코미디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미덕이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메시지까지 조화롭게 잘 담아냈다.

‘완벽한 타인’의 매력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는 이유는 단연 7명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억지스러운 웃음이나 슬랩스틱 코미디, 극도로 희화화된 캐릭터와 엽기적인 설정 없이 자연스러운 상황과 진지한 연기로 관객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SNL 코리아’ 베세영 작가의 차진 현실 대사도 이들의 말맛으로 매력이 더욱 살아났다. 배우들 스스로도 촬영 당시 애드리브 향연을 펼쳤다고 했지만, 어떤 지점에서 코미디와 정극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아는, 베테랑 배우들의 노력한 연기력도 단연 돋보인다. 배우들이 코믹한 케미를 쉴 틈 없이 주고받다가도 폰 잠금해제 게임으로 인해 상대의 비밀이 드러나자 일순간 스릴러물과 같은 기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순간도 흥미롭다.

‘완벽한 타인’은 정교하고 디테일하다. 배우부터 감독까지, 그 어떤 영화보다 치밀하고 고르게 코미디를 구축해나갔다. 한정적인 공간 내에서 115분간 서사를 꽉 채우고, 긴장감을 이어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내 친구가, 내 남편이, 그리고 내 아내가 낯선 타인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를 치밀하게 배치하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더 영리해진 요즘 관객들을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지, 이들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을지 그간 한국 코미디에서 한발 나아간 지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는 헛웃음만 나오는 몸 개그와 극적인 설정으로 억지 웃음을 유발했지만, ‘완벽한 타인’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메시지로 타율 높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오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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