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정수교, #新분노유발자 #나쁜놈 #실제는 동네 형 #영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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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방극장에 유독 눈에 띄는 악역이 있다. ‘마성의 기쁨’의 김범수 대표와 ‘백일의 낭군님’이 마칠 역을 맡은 배우 정수교다. 김 대표는 톱스타들의 소속사 사장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사건건 주기쁨(송하윤 분)의 재기를 방해하며, 매회 악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마칠은 자모전가(변리를 붙여 돈을 빌려주는 곳)의 악독한 불법 사채업자로, 기억을 잃고 원득이 된 세자 율(도경수 분)과 홍심(남지현 분)의 곁에서 자비 없는 모습으로 극에 재미를 더했다.

김 대표와 마칠은 소위 말하는 ‘나쁜 놈’이지만, 결이 다른 ‘나쁜 놈’들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냥 ‘나쁜 놈’이며, 마칠은 악독한 사채업자지만 원득의 말에 속아 사채업자임에도 오히려 돈을 뺏기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올 한해 ‘마성의 기쁨’과 ‘백일의 낭군님’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정수교는 이제야 잠깐 숨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두 작품을 동시에 한 것은 처음인데다, 그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되게 감사해요. 제가 출연한 작품이지만, 저도 재미있게 잘 봤어요. ‘마성의 기쁨’ 같은 경우에는 대본으로 봤을 때랑 다른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내용을 다 알고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저도 울기도 하고 감정몰입이 잘 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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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캐릭터 중 유독 눈에 띄는 악랄한 캐릭터에게 대중은 ‘분노 유발자’라는 별칭을 붙여주곤 한다. 정수교 또한 ‘新 분노 유발자’로서 손색이 없다.

“되게 감사하죠. 시청자분들이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반증이 되잖아요. 아직까지 악역 캐릭터를 맡아서 일상생활에서 어머님들에게 혼나고 미움 받았던 경험은 없어요. 제 역할이나 작품에 몰입해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 해도 오히려 감사한 상황이죠. 김범수는 쭉 나쁘게 가면 되는데, 마칠이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어요. 게다가 마칠이는 시청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을 수 있는 귀여울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었죠. 연기를 함에 있어서도 마칠이라는 캐릭터는 이해가 됐는데, 김범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감독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었죠. 감독님의 한 마디에 범수를 단순화 시킬 수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캐릭터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그런 사람이 있는 거다. 모든 행동이나 상황에는 이유나 근거가 있지만, 살다보면 때로는 그냥 그럴 때가 있는 거다’고 하셨어요. 그랬더니 김범수라는 캐릭터를 받아들일수 있었죠.”

김 대표에게는 매번 등장할 때마다 시그니처처럼 나오는 버릇이 있다. 바로 보기만 해도 야비함이 느껴지는 껌을 씹는 모습이다. ‘김 대표=껌 대표’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이미지를 남겨줬다. 이 장면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처음 대본에는 껌을 씹는 아이디어가 주어지지 않았어요. 제 연기력의 한계일 수도 있는데, 악함과 비열함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배우가 기댈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걸 생각해봤죠. 가장 쉬운 방법은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고 인상을 쓰는 건데, 호흡이 긴 김범수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행동하면 자칫하다가 극에서 스스로 오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나중에 한 방에 터트리고 화를 낼 때 표현이 아쉬워 질 수 있기에, 그런 방법은 선택에서 배제했었죠. 그럼 뭐가 있을까 하다가 껌 씹는 것을 생각했죠. 어머니께서 껌을 씹을 때 소리를 잘 내시는데, 어렸을 때부터 따라해 보려고 연습하다가 잘 안되서 포기했었어요. 그러다 이번에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마스터를 해서 리허설 날 감독님에게 이야기를 안 하고 시도해봤죠. 저도 처음에는 매번 등장할 때마다 껌을 씹을 생각은 없었죠. 임팩트만 주려고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좋아하시며 껌으로 가자고 하셨어요. 그래야 시청자들에게 기억도 잘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 촬영 때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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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이미지가 강했을까. 일상에서 정수교의 이미지는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실제로는 친근하고 좋은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제가 생각보다 낯가림이 좀 있어요. 웃고 있지 않으면 인상이 좀 강해서 사람들이 쉽게 말을 잘 안 걸어요. 현장에서도 그런 해프닝들이 조금 있어요. 사람 정수교를 모르니까 일어나는 일이죠. 잘 모르는 사이에서 대게 선배님으로 불릴 때가 있어요. 나중에 나이를 알려주면 다들 몰랐다는 반응이죠. 가능하면 현장 스태프들에게 다가가는 편이에요. 모두가 힘을 합쳐 공동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올 여름에 유난히도 더웠는데, 다들 너무 지쳐 있는 게 보였어요. 그래서 어떤 유머나 농담이 있을까 스스로 검열을 한 번 해보고 단계가 낮은 것부터 던져보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어요. 가능하면 현장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화면에는 저나 동료 배우들의 모습만 비춰지지만, 스태프들의 노고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작품을 위해 땀을 흘려주셨기 때문에 제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작품에서는 악하게 그려지지만, 정수교에게 김 대표, 마칠 캐릭터는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를 살고 있는 정수교가 두 인물에게 각각 한 마디씩을 남겼다.

“마칠이는 그냥 그 시대 안에서 그렇게 살면 될 것 같아요. 마칠이에게 제재를 가하는 순간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있고, 자기 색깔이 있으면서도 은근히 남들을 도와주기도 하잖아요. 오늘날을 기준으로 행동 면에서 정수교가 마칠이를 봤다면 혼쭐을 냈겠죠. 김범수는 절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감옥을 확실하게 갔어야 하는데…김범수는 본인이 저지른 일이 감당되지 않을 때 먼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다면 훗날 본인의 사람들은 한두 명쯤은 생길 것 같아요. 일을 저지를수록 무섭다면, 담백하게 고백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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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정수교는 앞으로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스크린으로도 자주 만났으면 하는 자신의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케이블 채널에서 ‘친구2’를 할 때마다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요. 제가 원래 가면 갈수록 기억에 대한 감사함이 커지는 스타일이다 보니 ‘친구2’가 제일 많이 생각나요. 오디션을 세 번이나 보면서 캐스팅 됐던 작품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 재미있는 역할로 영화를 찍고 싶어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정수교에게 ‘신스틸러’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을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며, 명분이 주어졌을 때 자신의 캐릭터를 백퍼센트 이상 소화해내는 그에게는 ‘신스틸러’라는 표현을 써도 될 것 같다. ‘신스틸러’ 정수교가 또 어떤 작품으로 우리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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