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성난황소’ 김성오 “동석 형이 주먹 액션이면, 나는 감정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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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패션왕’,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을 비롯해 드라마 ‘쌈, 마이웨이’, ‘화유기’, ‘맨도롱 또똣’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선과 악을 넘나들며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김성오가 영화 ‘성난황소’에서 그동안 본 적 없는 신개념 납치범으로 변신했다. ‘성난황소’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 분)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 분)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영화다.

김성오는 극중 동철의 아내 지수의 납치범이자 동철의 본능을 자극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인 기태 역을 맡았다. 기태는 납치의 대가로 오히려 돈을 주는 의뭉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특유의 느긋함 속 철두철미한 계획으로 동철의 숨통을 조여 간다.

“기태가 악당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어요. 이 악당이 선한 주인공을 만나서 제압당한다는 건 변할 수 없는 줄기죠. 그 안에서 디테일한 역할을 생동감 있고 사람 냄새 나게 표현할까를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굉장히 고민 많이 했어요. 장소가 어디든지 서로 몸까지 써가면서 이야기 했던 부분이 궁합이 잘 맞았죠.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가는데 공통점을 굉장히 많이 찾으면서 만들어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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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의 행동들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악당인 것은 분명한데, 그 안에서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행동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잔인한 모습이 섬뜩하게 다가오다가도 어리숙한 모습에 실소가 터져 나온다.

“기태의 모습이 굉장히 잔인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굉장히 나쁜 상황인데, 그 부분은 감독님이 신경 쓸 부분이라 생각했어요. 기태를 연기하는 제 입장에서는 기태가 돈을 받아야하는 그 상황만 생각했어요. 기태는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유쾌한 인물이에요. 성격에 의해 동시다발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죠. 기태 같은 악당이 저에게 그런 제안을 한다면 어떤 선택할 할지 생각해봤어요. 이성적인 부분에서는 거절하겠지만, 그 질문을 알파고에게 했다면 아마 그 제안을 백퍼센트 받아들였을 거라 생각해요. 기태의 심리도 알파고와 같다 여겼어요. 기태 입장에서는 인간들의 본성은 알파고인데, 겉으로 눈물 흘리면서 거절하는 모습들이 가식적으로 보이는 거죠. 그렇게 보니 기태의 행동들이 이해가 됐어요.”

김성오의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코믹한 모습보다 악랄하고 독한 모습이 훨씬 뇌리에 오래 남기 마련이다. 배우로서도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혀져도 괜찮아요. 배우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을 만큼의 작품이나 책들이 주어진다면 행복한 것 같아요. 배우로서 가장 슬픈 일은 현장이 없는 것이죠.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현장에 있을 수만 있다면 행복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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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캐릭터를 분석해 인상 깊었다”라는 김민호 감독의 말에 김성오는 겸손의 자세를 보였다.

“그냥 대본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저만 알 수 있게 괘발개발 적어놓는 것이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보는 건 아니에요. 저도 어떤 생각을 까먹을 수도 있으니, 밖에서라도 무슨 생각이 들면 집에 들어와서 대본에 적어놓는 스타일이에요. 대본을 많이 읽기보다 전체를 인지하고 캐릭터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뭉뚱그려서 파악하는 것이죠. 순간순간 들었던 생각들을 적어놓고 한 번에 감독님에게 여과 없이 이야기해요. 연출이요? 그런 역량은 안 돼요. 그냥 일상생활에서 휴대폰으로 소소하게 찍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김성오는 ‘성난황소’ 촬영 중에 자신과 호흡을 맞추면서 고생한 송지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지효 씨에게 너무 감사했어요. 목욕탕 신에서 되게 힘들었을 거예요. 배우들은 어디서 봤던 장면들이 아닌 다른 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망들이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원래는 지수만 물고문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목욕탕 가운데 들어가서 촬영을 하게 됐죠. 두 테이크를 갔는데, 나중에 찍고 나서 두 테이크 째 엇박자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에서도 그 장면이 길게 나오는데, 그걸 대역 없이 본인이 다 했어요. 싫은 소리 한 번도 없이 찍어줘서 너무 감사했죠.”

마동석이 뛰어난 피지컬을 기반으로 한 주먹 액션을 선보였다면, 김성오는 순간순간 변하는 인물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감정 액션을 선보였다. 여기에 유쾌함까지 더해져 독특한 스타일의 액션 영화가 탄생했다.

마동석과 김성오의 극과 극 액션이 선사하는 쾌감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성난황소’에서 만나볼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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