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완벽한 타인’의 범인은닉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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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이탈리아의 ‘퍼펙트 스트레인저스(Perfetti sconosciuti)’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현실성있는 신선한 발상으로 웃음과 씁쓸함을 동시에 줍니다. 비밀이 공개되면서 변화되는 인간관계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작품 속에서,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는 아내 수현(염정아 분)이 한 음주운전을 자신이 한 것으로 해 형사 재판을 받는 것처럼 나옵니다. 이러한 경우 태수는 음주 운전한 범인 아내 수현을 은닉·도피한 죄로 처벌받을까요?

범인은닉죄는 벌금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형법상 모든 범죄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입니다. 죄를 범한 자는 진범뿐만 아니라 범죄혐의로 수사대상이 돼 있는 사람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범인을 추격하는 경찰차의 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경우, 범인에게 도피비용을 제공하는 경우, 범인에게 가족의 안부와 수사상황을 알려준 경우, 경찰에서 수배중인 자임을 인식하면서 투숙케 하여 체포를 면하게 하는 경우, 범인이 아닌 사람으로 하여금 범인으로 가장하여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경우 등이 범인은닉·도피죄가 성립합니다.

그렇지만 증언 거부권자에게 증언을 거부하도록 권유한 경우, 피고인이나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권유한 경우는 범인 도피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법률에 규정된 권리를 행사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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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스스로 자신을 은닉·도피하더라도 범인은닉죄는 당연히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범인이 제3자를 교사해 자신을 은닉·도피하게 하는 경우에는 범인은닉죄의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범인은닉죄에 대해서는 범인의 친족 또는 동거하는 가족이 범인을 위하여 범인을 은닉·도피하게 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친족간의 특례가 있습니다. 이는 친족 간의 정의(情誼)에 비추어 범인은닉·도피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현이 음주운전을 했으므로 벌금이상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태수가 아내 수현 대신하여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했으므로 범인은닉죄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태수는 친족간의 특례가 적용돼 범인은닉죄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사기관에서 수현이 아닌 태수가 음주 운전한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태수가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것 같습니다. 진실이 밝혀졌다면 수현만 음주운전죄로 처벌되고 태수는 처벌받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음주운전한 수현이 남편 태수에게 음주운전 한 것처럼 하라고 시켰다면, 수현은 음주운전죄와 범인은닉죄의 교사범이 처벌될 것입니다.

영화는 우리 모두가 공적인, 사적인 그리고 비밀의 삶인 세 가지 삶을 산다고 합니다. 스마트 폰에 담겨진 비밀의 삶이 공개되면서 기존의 인간관계가 악화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보다 "아는 것이 병이요,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세상에는 완벽한 인간은 없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습니다. 완전한 진실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진실을 묻어두고 가는 것도 삶의 지혜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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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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